11월 25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기해 우리교회는 여섯번째의 성서주간을 맞게 된다. 한국 주교회의가 지난 85년 설정한 성서주간은 신자인 우리 모두가 성서를 읽자는데서 설정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성서를 읽는다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읽는다는 뜻이다. 하느님의 말씀, 성서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 신자들에게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성서를 읽어야만 하느님 말씀을 알아들을 것이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참 신앙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성서주간 설정 배경에서도 주교단은 성서가 우리의 일용할 양식임을 증거하는 가운데 우리의 삶이 하느님과 일치하는 기쁨을 맛 볼 수 있도록 성서주간을 설정했다고 밝히고 신자 모두가『매일 성서를 읽자』고 권고한 바 있다.
어찌하면 신자가 성서를 읽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에 속한다. 성서주간은 바로 그 당연한 일을 우리가 실천에 탄생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몇해 전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자 8명 가운데 1명이 성서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물론 가족단위로 성서를 구비하고 있다는 말로 이를 대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한가정의 가족 모두가 각자의 성서를 갖고 있는 예는 그리흔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성서주간은 우선 신자 모두가 각자의 성경을 소지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성서를 읽는 것은 신자들의 몫이지만 신자들이 성서를 선택해서 구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은 교회당국의 몫이라 여겨진다.
아울러 만 5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는듯한 성서주간을 신자들이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간으로 활용화시키는 작업도 시급하다 하겠다.
성서의 중요성과 읽기의 필요성만을 이론적으로 강조하는 평면적 자세에서 벗어나 신자 모두가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성서주간으로 변화시켜보자는 얘기다.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성서구연대회도 있을 수 있고 성서독후감 발표회도 가질 수 있으며 연령별ㆍ계층별 성서퀴즈대회도 좋을 것이다. 각 본당이나 단체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성서주간을 보낸다면 성서주간이 여타 고정화되어버린 기념일처럼 존재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날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삶 속에 구현되는 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성서를 읽고 나아가 공부하는 계층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많아졌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신자들이 성서를 읽자는 성서주간의 취지에는 못미치고 있다.
성서주간이 살아숨쉬는 주간으로 우리 모든 신자들의 생활 속에 피어난다면 이 세상은 아마도 조금은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제6회 성서주간을 맞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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