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의 성격이나 기능에 대해 일반 신자들은 잘 알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막연히 사회구조적인 통념상 주교회의는 교회 최고장상들의 회의라는 점에서 교회 내 최고의결기구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신자들의 주교회의에 대한 이해도가 이같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주교회의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사제들조차도 주교회의의 성격이나 기능에 대해 비교적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도대체 주교회의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주교회의가 교회내외의 상충되고 있는 의견이나 현안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주교회의는 무엇을 결정하고 지배하는 기구가 아니라는 것이 점차 조금씩 이해되면서 주교회의를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주교회의는 단적으로 말해서 의결기구가 아닌 협의기구이다. 회원 주교각자가 자기구역(교구)에서 독립된 재치권자(裁治權者)이기 때문에 주교회의라고해서 그 권한에 제약을 가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주교회의의 결정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 교구장의 지침이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주교회의가 비록 협의기구 이기는하지만 공통적으로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는 부분도 상당 수 있기 때문에 주교회의결과는 항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주교회의의 기능을 이같이 원론적으로만 강조하다보면 주교회의는 신자들로부터 친밀감을 상실한 우려가 있다고 본다. 주교회의는 궁극적으로 사목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논의하고 협의하는 기구인데 사목대상자들과 괴리감이 심화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지난 3월21일부터 4일간 금년도 주교회의 춘계총회가 열렸었다. 그 결과는 15개 항목의 보도 자료를 통해 발표됐다. 주교회의 정기총회 보도 자료는 70년대 후반부터 총회가 끝난 후 상임위원회가 별도로 문안을 작성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 보도 자료라는게 항상 미흡한 점이 많다.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주교회의의 성격상 보도 자료가 그리 중요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왕에 발표하는 보도 자료라면 우선 그 내용이 충분히 이해될 수 있어야한다
통상 주교회의 총회 보도자료 내용은 전후 배경설명이 부족하거나 신자들에게 알려져야 할 사항이 종종 누락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총회 결과 뿐 아니라 거의 매번 나타나는 현상이다.
공개해도 무관한 주교회의 보도 자료를 좀 더 분명하게 밝혀주는 것은 주교회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를 높이고, 주교회의의 기능을 사목적으로 제고(提高)시켜 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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