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라 성모성년 묵주기도에 갔다. 사순절 판공성사를 보러왔는지 다른 날보다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
묵주기도를 끝내고 집에 가려고 하니 수녀님께서「내일 세례식이 있으니 머리에 쓸 화관을 펴 달라」고 하셨다. 나는 교리실에 가서 젬마와 같이 화관을 펴기 시작했다. 여러 개 하다 보니 재미도 있었고 손도 빨리 움직여졌다.
일을 끝내고 보니 6시가 넘어있었다. 집에 가려고 성모 앞에 서니 성모상에 먼지가 묻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나는 발걸음을 부엌으로 돌려 물을 담은 대야와 수건을 가지고 와서 닦으려고 하니 수녀님께서『스스로 하는 거니 아니면 누가 시켜서 하는 거니』하고 물어보셨다.
『처음에는 집에 가려고 했는데 성모상에 먼지가 묻어 있는 것이 눈에 띄어서 성모님을 깨끗이 씻어드리고 싶었어요』하고 대답하자 수녀님께서는『성모님, 깨끗이 씻어드려라』하고 웃으며가셨다. 미사 참례하러 오는 사람들마다『수고해라』『착한일 하는구나』하며 칭찬을 해주었다. 찬물이라 손도 시리고 힘들었지만 성모님을 닦아 드린다는 생각에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다 닦고 나서 보니 이 세상에서 어느 누구와도 비할 수 없는 가장 깨끗하신 성모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계시는 성모님도 고맙다는 듯이 나에게 미소를 띄우시는듯했다. 나는 감사드린다. 선행을 통해 보람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주님께.
김혜순<수원 오산본당ㆍ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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