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활을 잘 쏘는 사냥꾼이 있었다. 그는 활을 잘 쏠뿐만 아니라 매우 튼튼하고 아름다운 화살을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는 깊은 산중에서 베어온 대나무를 잘 깍고 다듬어 손수 캐어낸 쇠붙이로 화살촉을 만들어 달고, 가장 크고 아름다운 꿩의 깃털로 장식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그의 화살은 높은 관리들이 사가기도 했고, 때로는 나랏님이 즐겨 쓰기도 했다.
그는 어느 날, 특별히 정성들여 만든 화살을 들고 이것을 어디를 향하여 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너무나 아름답고 훌륭한 화살이었기 때문에 보통 때처럼 한 마리의 사슴을 잡는데 쓰기에는 아까웠다. 생각다 못한 그 사냥꾼은 그 화살을 하늘로 쏘아 보내기로 했다. 하늘로 날아가면 어디선가 값지고 보람있게 쓰일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활시위에 화살을 걸고 마당으로 나갔다. 천지는 어두웠고 하늘엔 아름다운 별무리가 보석가루를 뿌려놓은 듯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어두운 하늘을 향하여 힘껏 시위를 당겨, 그 아끼던 화살을 쏘아 보냈다.
이튿날 아침에 방문을 나선 그 사냥꾼은 깜짝 놀랐다. 어제 밤에 하늘로 쏘아 보낸 그 화살이 마당에 떨어져 꿩의 깃털이 햇빛에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보고 그 사냥꾼은 하느님의 큰 뜻을 깨달았다. 남을 위해 바친 희생은 아무도 보지않을 때 다시 돌려주신다는 것을.
사람의 팔은 안으로만 굽는다. 이것은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인가를 상징하고 있다. 2천2백 켤레의 구두를 가지고서도 또 다른 구두를 탐내었던 그 여자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얼마나 안으로 끌어모을 줄만 알고 내놓을 줄 모르는가 하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남에게 주면 자기에게로 되돌아오고, 끌어모으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처럼 달아나 버린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우리 교회는 이제 대림절을 맞는다. 대림절은 예수님 오시기를 기다리는 시기이다.
우리는 왜 예수님을 기다리는가? 마굿간에서 태어나 구유에 뉘어졌다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님을 무엇때문에 기다리는가? 예수님은 우리에게 고급 승용차를 주셨는가? 맨션 아파트를 주셨는가? 혹은 권력과 명예를 주셨는가?
예수님은 우리에게 풍요를 주러오신 것은 아니다. 희생하고 봉사하며 옳고 바르게 사는 것을 가르치러 오셨다. 우리는 괴롭고 슬픈 이웃들에게 우리가 가진 것을 사랑으로 나누어주자.
그러면 하늘로 쏘아올린 화살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값진 보상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그러나 더욱 값진 일은 그런 보상을 전혀 기대하지 않고 나누어주는 것임도 또한 잊지말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