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경사가 났다. 곰순이가 4남1녀를 낳았다. 곰순이의 나이는 2살, 2년 전 곰돌이와 함께 우리 집으로 시집을 왔다. 둘이 얼마나 금슬이 좋은지 모른다. 어쩌다가 하나가 외출을 하고 없으면 남은 하나는 안절부절을 못하고 심지어는 짝을 찾느라고 울어댄다. 그래서 벌써 세번에 걸쳐 아이를 13마리나 낳았다. 그러나 이렇게 금슬이 좋은 부부이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4남1녀를 낳아놓은 곰순이는 아빠인 곰돌이를 얼씬도 못하게 한다. 몸집은 작고 순해빠진 곰순이가 평소에는 곰돌이에게 무엇이나 양보를 해야했고 특히 먹을 것이 있을 때는 남편이 먹고 난 후에라야 남은 것을 얻어먹던 곰순이였다. 곰돌이가 새끼 근처에 왔다가 곰순이에게 물어 뜯겨 눈 근처가 찢어지고 말았다.
자기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의 본능인 것이다. 미물인 개도 자기새끼를 끔찍하게 사랑한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은 어떤가? 인명경시풍조니 생명의 존엄성 상실이니 하고 사회문제로 크게 걱정을 하고 있는 이 마당에 지난 11월 30일자 한겨레신문 15면에 우리의 눈시울을 적실만한 기사가 실렸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사람이 레미콘트럭과 충돌해서 오토바이 운전자와 그 뒤에 타고 가던 부인의 가슴에 안겨있던 2살짜리 딸은 엄마가 땅에 떨어져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두 팔을 끝내 풀지 않아 얼굴에 가벼운 상처만 입었을 뿐 아기는 무사히 살았다는 이야기다.
모든 엄마들이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같은 날짜 동아일보에 보니까 비록 자기가 낳은 아기는 아니라지만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고 아파트 4층에서 쓰레기 투입구에다 집어넣어 12미터 아래로 떨구었단다. 그뿐인가? 대한산부인과학회 회장 홍성봉 교수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83년 한해동안에 의사의 손에 죽어간 어린이의 수는 태어난 신생아 60만의 두배가 넘는 120만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보면 30~34세부인의 경우 출산아 1명당 2명을 유산시켰고 35~39세 부인의 경우 1명당 4명을 40~44세 부인의 경우 1명당 무려 17명이나 유산을 시켰다고 한다.
경제기획원은 출산율이 크게 억제돼 인구증가추세가 둔화됨으로써 88년 말 현재 국민1인당 GNP가 당초 예산보다 27달러가 높아졌다고 한다. 인공유산을 시킴으로써 국민1인당 연간 1만8천원의 소득이 돌아간 셈이라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해서 1년에 1백20만 이상을 유산시킴으로써 우리모두가 1만9천원의 소득을 올렸단다. 피에 젖은 1만9천원…. 이 1만9천원으로 우리 잘 먹고 잘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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