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협이 진통 끝에 새 회장단을 선출했다. 지난 5일 개최된 한국 평신도 사도직협의회 총회는 전국 14개교구 평협 회장단과 10개 단체 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약간의 흥분과 논란 속에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전국14개교구 평협 회장단이 모두 참석했다는 사실부터가 예년 총회와는 다른 열기를 보인 이번 총 논란이 되어온 회칙문제가 최대관심사로 대두되었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논란만을 거듭했을 뿐 끝내 향방을 찾지 못한 채 새 회장단에 일임이 됐다.
관계자들은 물론 평협의 진로를 지켜본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번 평협 총회는 몇 가지 의문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그 몇 가지 의문점 가운데「회칙문제」가 왜 평협의 현안문제로 대두되어야 했는가 하는 것은 가장 핵심적인 의문이라 할 수 있다.
이날 시작과 함께 제기된 이른바「84년 회칙」과「87년 회칙」의 양자택일 문제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어색한 상황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주교단의 이름으로 인준한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87년 회칙」이 또다시 평협의 회의를 통해 선택의 기로에서야 한다면 그것은 단순하고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쉽게 해석이 가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그 회칙의 옳고 그름을 떠나 주교단 인준회칙이 사실상 아무런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결론을 가능케 해주고 있다. 그것은 평신도들에게 있어 여러 가지 혼돈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주교단의 뜻이 변경이 됐다면 그 변경된 뜻을 밝히는 과정에서 결코 혼동을 유발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
오늘날 한국의 평신도는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견인차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오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회 속에 살면서 각자 고유한 재능을 통해 그들은 교회발전에 중요한 몫을 묵묵히 담당해오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도 바로 이같은 평신도들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고 촉구하고 있음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제 복음화 3세기에 접어든 우리교회는 평신도들의 역할을 가일층 성숙시켜야 할 중요한 시점에 서있다. 뜨거운 봉사심과 헌신적인 자기투신으로 교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평신도들의 의욕을 교회는 북돋아주고 고무시켜야할 책임이 있다.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자세에서부터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자세로의 참여를 유도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평협 총회는「교회의 지도력」과「교회성」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하나의 시금석이 되어야한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잘못됐다면 당장 고치는 것은 시급하고도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책임을 맡게 된 전국 평협의 새 회장단은 바로 이 같은 현안문제를 양어깨에 짊어진 어려운 출발점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대화와 협력, 보완과 사랑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지혜 속에 새 회장단은 평협과 평신도들의 발전적인 위치를 확고하게 찾아나가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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