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전화벨이 울렸다. 「윤자가 농약을 콜라인줄 알고 지금 응급실에 있는데 대모님을 찾는데」
윤자는「요안나」라는 나의 대녀로 이제 결혼 한지 두 달밖에 안 된 새댁이다. 병원으로 향하는 나의 가슴속에 슬픔이 응어리져 왔고 성모님의 고통을 조금 알 것 같았다. 묵주를 쥔 손이 떨려왔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요안나는 이미 종부성사를 받은 뒤였다. 나는 요안나에게 묵주를 쥐어주고, 스카폴라 걸어주며 일행들과 함께 기도할 때 그녀는 숨을 몰아쉬면서 또렷한 의식으로 성호를 그었다. 다음날 요안나는 하느님 품에 안겼다. 묵주를 손에 꼬옥 쥔 채.
영세한 뒤 결혼으로 하느님을 등진 삶이었지만 죄인을 더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그를 다시 받아주셨다. 이제 나는 그의 영생을 위해 무릎 꿇어 조용히 기도드린다.
「하느님 이제 요안나의 영혼을 당신 나라에 거두셨으니 세상일 다 잊고 편히 쉬게 하소서. 그리고 예수임의 부활에 함께 들게 하소서」라고.
김양희<부산시 중구 신창동1가23 더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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