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봄기운이 완연한 토요일 한낮이었다. 개 짖는 소리에 밖을 나가보니 커다란 가방을 둘러맨 어떤 사람이 우리 집으로 들어 오려하고 있었다. 눈이 나빠서 누구인지 모르고 예전처럼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이 뭔가를 팔러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안경을 쓰고 보니 아주표정이 밝으신 부인이었다. 그분이 먼저 코팅이 되어있는 물건을 건네주었는데 거기에는 물건 값과 그분에 대한 소개가 적혀있었다. 그분은 말을 못하였지만 자기 나름대로 이것저것 설명하는 듯 보였다. 나는 낡은 가위가 생각나서 가위를 집어 들고 값을 치렀다. 가위를 집어 들고 돌아설 때 남아있는 그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고, 그분에게는 주님의 향기가 배어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일 주일학교 교리시간에 주님을 보다 확실히 전달할 수 있으리라는 용기가 솟아났다.
나는 나에게 주님의 향기를 가져다 준 그분을 위해 주님께 간절히 청했다. 그분이 방문하는 모든 집에서 사랑으로 그분을 대하도록 하시고, 혹시 냉대를 받더라도 주님의 향기가 가득담긴 그윽한 미소를 잃지 말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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