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의 탈법부정(脫法不正)ㆍ폭력선거로 오명(汚名)이 붙은 제13대 총선이 끝나고 당락자(當落者)들이 확정되었다. 당선자들이 입장이야 마치 하늘을 날을 듯 기쁨과 환희로 충만할 것이고 반대로 낙선자들은 실의와 절망에 몸부림칠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당선자나 낙선자나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히 반성해야할 일이 있다. 과연 내가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있는가하는 물음이다.
▼양심적으로 보이지 않는 신(神)앞에 서서, 『나는 절대적으로 공명정대하게 선거를 치뤘다』고 자신 있게 손들 수 있는 사람 과연 몇이나 될까? 어디서 쏟아졌는지 알 수 없지만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금전을 살포하고 관권(官權)을 동원하는가 하면 상대방후보를 중상모략하고 심지어 별의별 폭력을 휘두르는데 전혀 무관한 사람, 그리고 실천할 수도 없는 공약(空約)들을 남발해 유권자들을 속인 일이 없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혹시라도 있다면, 얼굴이라도 한번 봐두고 싶다. ▼소위 한나라를 경영하는데 필요한 각종 법(法)을 제정할 국회의원들이 탈법(脫法)을 밥 먹듯 하고 당선이 되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마땅하다. 물러가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으면 돈이나 명예 둘 중의 하나에 미련과 애착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 중에는 이번 총선에서 거액을 뿌렸으니 최소한「본전」은 건져야하겠다는 비교적「양심형」이 있고 또 더러는 지금부터 한밑천 잡아놔야 다음 총선 때 희망을 걸 수 있다는 「금수형」도 있을 수 있다.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을 놓고「큰 도둑」혹은「작은 도둑」으로 불려지는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외국 언론들이 우리네 총선광경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샅샅이 살펴보라. 한국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면 돈 있고 폭력행사 할 줄 알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발전이란 기대하기 힘든다고도 했다. 그 보도가 사실대로인지 오보인지는 당사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황금」으로 빛나야할 국회의원 뺏지가 멸시와 천대의 표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선량모두의 뼈아픈 회심과 정직한 자기성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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