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보도된 「한우리회」의 교회침투 사건은 또 한 번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이 사건은 일반대학생이 아닌, 신학생들이 신흥종교에 포섭되어 활동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의 정도를 높여주고 있다. 어찌하여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저 아연할 따름이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우주천주교」가 공식명칭인「한우리회」는 가톨릭의 교리를 토대로 하면서, 동양의 기(氣) 철학 및 증산교의 교리와 불교의 윤회사상, 브라만교의 천인합일(天人合一)사상 등을 가미하여 만든 신흥종교라고 한다. 이 종교는 가톨릭신자 출신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으며, 선교의 대상 또한 가톨릭신자들로 삼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신학교 제적생, 신학생 및 성직자들을 포섭하여 가톨릭을 붕괴시켜 자기교회로 만든 다음, 타종교를 포섭하는 선교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수백 명의 신자대학생들이 이미 이 종교에 개종하였고, 세 곳의 가톨릭신학대학에서는 9명의 신학생들이 이 종교에 포섭되어 3~4년간 활동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 2명은 부제서품 직전에 발간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들이 부제 또는 사제로 서품되었을 경우를 생각하면 그저 아찔할 따름이다.
개신교에서는 신흥종교가 신학생들을 포섭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문제로 제기되고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사건은 우리와는 무관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예견된 것이기도 하였다.
우리교회에 대한 신흥종교의 도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여호와의 증인」을 비롯한 여러 신흥종교들은 가톨릭신자들에게 집요하리만큼 접근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우리교회 내에서도 미사와 성사는 물론, 교회의 기존 교리와 제도들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신앙공동체를 형성하여 기존교회에서 이탈해 나가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신흥종교의 교주가운데는 가톨릭신자 출신이 십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그저 덮어두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신자들이 이러한 일들로 인해 직접 간접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본사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러한 사실들을 보도하였고, 작년부터「한국의 신흥종교」라는 연재물을 게재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점 때문이었다.
실상, 이러한 기사들과 연재물이 보도된 이후, 신자들이 나타낸 반응은 대단하였다. 수많은 신자들이 이것을 계기로 신흥종교로부터 받는 어려움을 호소해 오고 있고, 교회차원에서의 대응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 또한 쇄도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들은 신흥종교가 바로 우리 곁에 있으며, 우리의 신앙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실정에 비추어 보면 이번사건은 결코 우연적이거나, 일회적인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번 사건은 예견될 수 있는 것이었으며, 또한 앞으로 얼마든지 재발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이번 사건은 예견될 수 있는 것이었으며, 또한 앞으로 얼마든지 재발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이번 사건에서 큰 교훈을 얻어야 하고, 거기에 따른 대안책을 마련해야하리라고 생각한다.
개신교는 오래전부터 신흥종교의 도전에 대처하고 있다. 그들은 7~8개의 신흥종교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서적과 팜플렛들을 출판해 오고 있다.
또한 세미나와 강연회를 통하여 신흥종교에 대한 경각심을 신자들에게 고취시키고 있다. 이제는 우리교회도 신자들의 양적증가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시흥종교의 오염과 도전으로부터 신자들을 보호할 범 교회적인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우리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신학교육의 강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 곳도 아닌 세 곳의 신학교에서 신흥종교에 포섭된 신학생들이 연계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은 신학교육과 신학생지도에 큰 허점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신학생들은 내일의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주역들이다. 이들은 세속 안에서 여러 풍파와 부딪치면서, 신자들의 신앙과 생활을 지도할 예비 사목자들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학교의 교육은 밀폐된 온실속의 교육보다는, 세속에 대한 힘과 면역성을 키우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다종교상황에 접어든 한국사회의 실정에 비추어, 타종교와 한국문화에 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교육내용은 반드시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신흥종교는 「병든 사회」가 나타내는 구조적 산물이다. 또한 그것은「병든 사회」에 역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기성종교의 한계성을 고발하면서 등장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우리교회가 그동안 내포하고 있었던 문제점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급속한 외형적 증가에 따르지 못하는 신자들의 질적 수준, 본당구조의 비대화에서 연유되는 공동체의식이 약화, 교회의 중산층화로 인한 소외집단의 발생, 한국사회의 전통문화와 역사적 체험을 경시하는 토착화작업의 지연 등이 이번 사건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사건은한국교회의 쇄신과 정체확립을 위해서는 큰 교훈을 남긴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번 사건은 신자들에게 신흥종교의 문제점을 경각시키고, 신학교육의 강화를 통해 보다 훌륭한 성직자들이 배출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나마 교회에 도움을 준 사건이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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