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에도 담장에도 화사한 봄단장이 한창이다. 집안에서도 봄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옷도 갈아입고, 집안청소, 도배 등 집단장을 많이 한다. 도시의 상징처럼 살아가는 아파트생활, 그곳에서 느끼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흙과 멀리 살아가서 인지 콘크리트벽돌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 우리 교우들은 이곳저곳 현대적 미적 감각에 맞춰 세련되게 꾸며져 있다. 한데 못내 아쉬움을 남겨 놓는 일 하나.
집안에 하느님의 자녀로서 가장 밝고 환한 곳에 모셔야 할 십자고상, 성모상. 미를 위해 장식하는 것이 아닐진데 가장 작은 십자고상에 성모님은 장식장지붕위에서 곡예 하듯 내려다보시며 이 자녀 이 집에 평화를 주고 계신다. 정말 아슬아슬한 느낌이다. 장식지붕위에 오려놓고 정성스런 기도를 드릴 때 성모님을 한번 바라 볼려면 고개가 아플 듯하다.
차라리 성모상, 십자고상이 없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나마 모셔놓고 어디에다 모실까 고민하지 말고 우린 좀 더 정성된 마음으로 성물을 모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혜순<서울 강남구 역삼동 진달래 APT 17-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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