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부 산문부문 우수작>
얼마 전 성금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동생은 전부터 신앙심도 굉장히 깊었고 기도도 아주 열심히 하는 애였다.
무덤제대 앞에서 예수님의 고통에 대한 묵상을 할때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의아스러워 동생을 쳐다보았다.
동생은 기도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눈물 흘리고 있는 모습은 이 세상 그 어느 것보다도 아름다웠다.
나는 순간, 마음의 가책과 가슴에 무언가 알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언제나 그랬듯이 부활절이 돌아오면 중학생 간부이기 때문에 부활의 참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그저 행사를 치루는데 있어서 급급했었다.
이번 사순절도 허무히 지나가 버렸구나하고 뒤돌아보면서 후회를 했었다.
이렇게 형식에만 치우치고 부활의 의미를 잘 생각해보지도 않고서 그냥 미사에 멍하니 참석했다가 미사가 끝나면 친구들과 밖으로 우루루 돌려나가 떠들곤 했었다.
동생의 울고 있는 모습은 메마르고 형식에만 치우치고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나의마음에 커다란 파문처럼 밀려왔다
나의 마음을 무엇인가로 채우고 싶어 복음서를 읽어보았으나 허전할 뿐이었다. 그래서 성체 조배실에 갔었다.
성체 조배실에 가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온화하고 고요함 이내 주위를 감싸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동생은 늘 이곳을 찾는가 보다.
얼마 전부터 나에게는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기도시간이나 미사시간에 다른 이상한 생각들을 하게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하면서 묵상을 할 수 없어 애태운 일이 있었다.
그래서 피정 때 고백성사시간에 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누구나 다 한번은 자기가 믿는 종교에 회의를 느끼게 되지만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문제란다. 기도가 안 되고 묵상이 알 될 때면 예수님께 부탁해보렴 그러면은 안 될 것이 없을 거야』
처음엔 이 말뜻을 잘 몰라서 여러번 생각해보았다.
이 말뜻을 알게 되자 곧 실천해보았다. 나의 생각은 예상외였다. 주님께 대한 신뢰와 믿음인 것이다 요즘은 미사시간이나 기도시간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과 고통의 의미를 묵상한다.
그리고『성체 안에 참으로 계신 예수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기도한다.
다는 아니지만 전보다 훨씬 더 기도와 묵상이 잘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경험으로 주님은 믿고 의지하는 것과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절실히 느꼈다.
그리고 그때 신부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 이 말은 내마음속에 항상 깊이 새겨둔다.
『다른 사람 안에 계신 예수님을 사랑하세요』
이 말은 우리가 그 사람을 싫어하고 증오하는 사람이기도 사랑해야한다는 말이다.
만약에 우리가 그 사람을 싫어하고 미워하거나 증오하면 그 사람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싫어하고 증오하고 미워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섬기려고 노력하는 학생이 되기 위해 주님께 끊임없이 간구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이안표<제주 광양본당ㆍ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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