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부 시부문 최우수작>
아직은 여리지만 푸르른 내겐,
작은 두 날개가 퍼득 입니다.
두 날갯죽지가 퍼득 일적마다
난 푸르는 싹을 키워가지요.
이젠,
이 불도 태양의 이글거림에 익어
벌겋게 달아오를 즈음이면 꽤 자랐을 내게
한 해는 그 새로운 의미로 또 시작 됩니다.
덥더라도 여름을 기다립니다.
이 여름이 가면,
단풍이 물을 머금을 적, 가을이 오고요.
춥더라도 겨울을 기다립니다.
그 겨울이가면 새 봄엔
꽃씨를 한웅큼 쥐어다가 훨훨 흩뿌릴 때.
하느님,
하느님의 손길은 그때까지도 제 곁인걸요
하느님의 두 팔이 힘드시다면,
한 쪽이면 어때요.
하느님의 한 팔마저 힘드시다면,
새끼손가락 하나면 어때요, 제겐 힘인걸요.
이 어려운 한해가 가면,
하느님의 손길이 미처 못 닿은 곳을 찾으려고요.
저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
푸르름을 사르렵니다
어둠의 그늘진 귀퉁이에서,
황량한 사막의 한 복판에서,
버려진 채 홀로 나뒹굴며,
주님의 새끼손가락을 애타게 기다릴 그들에게,
제가 대신하지요.
저의 열 손가락을 다 합쳐도
하느님의 새끼손가락 하나만은 못하지만요.
그래도 하느님,
제겐 푸르름이 열두 달인걸요.
온 몸에 초록을 띠고
새 봄을 맞으렵니다.
이 한해가 가면
새 봄이 와요.
양소민<전주 덕진본다ㆍ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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