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통령의 재산공개를 놓고 많은 입방아가 오고갔다. 전 재산이 대충 5억원정도 라는데 대해 너무 많다느니, 적당하다느니, 혹은 믿을 수 없다느니 하는 얘기들이었다. 재산목록 중 눈길을 끈 증권투자에 대해서는 외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 모두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 대통령선거 때 어느 정도의 개인재산을 투자했는지에 관해 한마디도 언급이 없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통령 자신이 밝힌 재산규모의 진위는 차치하고서도, 사유재산을 공개한 행위 자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것은 대통령의 재산공개가 우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고 또 오래전부터 우리 국민이 요망해온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을 계기로 차기 대통령은 물론 고위공직자들이 재산을 공개하리라는 기대심리가 겹쳐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직자들의 재산공개 요구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자신 있게 공언(公言)했지만 그때마다 공언(空言)으로 끝난게 우리의 현실이었다. 그들이 재산공개를 기피해온 데는 여러 가지 이유나 구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재산을 부정한 방법으로 긁어모았거나 그 액수가 엄청나게 많거나 그리고 사실대로 밝혀질 경우 받게 될 여론의 심판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가 피땀 쏟아 정정당당히 번 돈이라면 공개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찢어지게 못사는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날 벌어 그날 살아가는 영세민이나 서민들이야 가진 것 모두가 완전공개 돼 있지 않는가. 숨기고 감출만한 재산이 없으니 한편으로 보면 마음은 편안할 수도 있다. ▼성서에 「네 보화가 있다」고했다. 남몰래 수억ㆍ수백억을 감추어 둔 사람이 어디에 정신을 쏟겠는가. 그런 사람들이 나라를 경영하거나 사람을 가르친다면 결과는 뻔한 노릇이다. 솔직히 재산을 공개하고 옳게 살 것인가, 아니면 공직에서 물러나 배불리 살 것인가, 모든 공직자들이 자문자답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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