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대 국회의원을 뽑는 4ㆍ26총선거의 결과를 일반 언론들은 일제히「충격적」또는「예상 밖의 결과」로 표현했다. 무엇이 충격적이었는지는 보는 시각 그리고 개인이나 지단의 이해 관계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이러한 결과는 예상됐던 일인 만큼 의외의 결과로 보는 관점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번 총선은 성격 면에서 지난해 12ㆍ16 대통령선거의 재판이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의 결과로 나타난 각 정당별 득표율이 이를 잘 입증해주고 있다.
다만 공화당의 득표율 증가와 나머지 3개 전당의 득표율 하락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총선거의 결과는 현재 형성돼있는 정당별구도와 위상(位相)이 자연스럽게 표출됐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결과를 의외의 결과로 분석하는 것은 다분히 작위적인 관점에서 총선을 예상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번 대통령선거에서 36.8%밖에 득표하지 못한 민정당이 국회의원 의석을 반 이상 차지할 것으로 자신한 것은 만용이 아닐 수 없다. 그 결과는 대통령선거 득표율보다 저조하여 오판임이 드러났다.
결국 이번 총선거 결과 공화당의 위치가 격상된 것은 구태의연한 여당에 대한 반발과 변화 없고 대안 없는 소위 양김씨에 대한 실망의 결과로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지난번 대통령선거와 이번 총선결과를 놓고 볼 때 양김씨가 단일화했더라면 정권도 잡을 수 있었고 국회도 장악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다수국민의 지지를 업고서도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였고, 총선에서도 제1당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린 셈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염원은 모르는 체 승리자연함은 안 될 말이다.
「선거 있는 곳에 미움있다」는 말이 나옴직하다. 최근 두 번의 큰 선거에서 우리는 미움과 갈등, 질서와 폭력이 횡행하였음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나타난 지역적 편차로 인해 지역감정이 상존하고 있음은 재확인했다.
이 지역감정 문제는 누구나 원하지 않는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해소되기보다는 망령처럼 우리를 따라다니며 가슴 아픈 상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지난번 대통령선거에 비해서는 비교적 종교적인 갈등은 적었다고 보여진다. 지역감정문제가 종교문제를 압도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가슴 아픈 현실을 치유하기위해 이제는 교회가 나서야할 때이다. 신자들뿐만아니라 국민다수가 이문제에대해 교회의 역할수행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물론 교회라고해서 특별한 묘안을 찾기는 어렵겠으나 우선 영호남 교구간, 그리고 모든 교구가 이 문제해결을 위한 만남의 시간, 사랑실천을 강구하면서 민족적인 화해와 방안을 찾아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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