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은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 교인이 교회열치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주간이다. 특히 금년 1987년도 일치기도 주간은 한국 천주교회가 1968년 일치기도 주간을 맞아 한국 교회사상 처음으로 개신교 측과 기도회를 개최해온 후 20번째 맞이하는 일치기도 주간이어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 하느님으로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교가 분열되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그리스도 교인들의 교회일치의 염원이 항구함에 비해 그 실현 가능성은 오히려 희박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현재의 그리스도교 일치 기도주간의 기원은 20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935년 프랑스「리용」의 쿠튀리에 신부가 제창, 보급시킨「교회일치를 위한 전 세계적 기도주간」이 효시이다.
쿠튀리에 신부는 일치를 위한 기도주간을 제창하면서『그리스도인들이 모두 로마로 돌아오기를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선택한 종교를 통해 일치하자』고 주창한 것이 교회일치기도 주간을 활성화시킨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인간이 종교를 갖는 요인은 부모의 종교가 무엇인가에 의해 일차적으로 크게 좌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국교를 인정하지 않는 다종교국에서는 부모의 종교가 자녀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부모로 인해 태어나면서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이 특정 종교를 갖는 경우가 있으며, 성인이 되어 스스로 선택한 종교라 하더라도 친지ㆍ친구 등 주변의 영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간에 믿고 있는 종교에서 자기의 구원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당신의 종교나 당신의 종파에서는 구원을 얻을 수가 없다」는 종교나 종파와는 대화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가톨릭 측의 교회일치운동이 제2차「바티깐」공의회에서 공식화(1964)되기 30년 전 『그리스도인들이 모두 로마로 돌아오기를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선택한 종교를 통해 일치하기를 기도하자』고 한 쿠튀리에 신부의 주창은 실로 선각자적인 견해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천주교회는 1968년 교회일치기도주간을 맞아 한국교회사상 처음으로 개신교 측과 함께 일치기도주간에 함께 기도회를 개최한 후 매년 일치기도주간에 공동으로 기도회를 갖고 있으며 1968년 2월「성서 공동번역위원회」를 조직, 성서공동번역을 완성한 자랑스러운 업적도 쌓았다.
그리스도교 일치는 편견과 아집을 버리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가 없다. 그리스도교 일치기도주간을 맞아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되기를 기도하면서 일치의 최대 장애요소인 편견과 아집을 벗어 던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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