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천주교집안에 2남 1녀 중 중간을 차지하면서 애지중지 부모님의 사랑 속에서 성장한 헬레나 자매가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수도자의 길을 끝내 저버리지 않고서 어제 첫 관문이 되는 입회일, 떠나는 그의 모습에서 주님의 오묘하심을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한번 밖에 없는 1회적인 인생을 살면서 또한 이 좋은 물질문명 현실 속에서 가문 좋고 학벌도 최고라, 곁들인다면 여성의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세속적인 1등급을 모두 뒤로 한채, 오로지 주님만을 위한 주님의 넓으신 품속으로 날아간 작은 새가 된 헬레나자매!
부디 사수동에 작은 둥지를 만들어 자신의 삶을 주님께 봉헌해 주세요. 아무에게도 짐을 지우고 싶지가 않아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고 떠나려고 했지만 끝내 꼬리를 잡혀서 여러 사람들의 전송을 받고 아무나 출입을 할 수 없는 수녀원 내부를 볼 수 있게 해주어 감사히 생각합니다.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번민과 고뇌가 밀려오더라도 주저앉지 마시고 피와 땀을 흘리면서 극도의 몸살을 앓으신 겟세마니의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세요. 망치와 큰못으로 나를 뚫는 듯한 고통이 닥쳐올 때면 오상을 받으신 나자렛 예수님을 부르세요. 결코 그분은 헬레나씨를 놓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힘든 시련을 통해서 더 단단하고 쓸모 있는 당신의 도구로 만드실 것입니다. 봄날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서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고 한여름의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며 맛있는 열매까지 주면서도 부족하여 붙어 있는 잎을 떨구어서 마지막 거름으로 주위를 옥토로 변화시키는 나무와 같이 말입니다.
헬레나 자매님!
당신은 정말 멋지고 필요한 몫을 택했소이다.
변재헌<경북 칠곡군 왜관읍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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