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이의 부모님께.
안녕하세요. 한 번씩 더해가는 봄비에 고운 색깔을 덧입은 신록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벌써 요한이를 만난지가 3개월째 접어들었습니다. 고등학생이라고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못나오게 될 것 같다고…미적거리면서 얘기하던 요한이었습니다. 그때는 참으로 섭섭했었습니다. 특히 같은 신앙을 갖고 계시는 부모님께는 더욱 그러했지요.
그것은 학교에서는 너무 많은 학생ㆍ업무량 때문에 생각만큼 시도할 수 없는 것들:공동체 안에서 나누고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배우고 닮아가는 인격성숙을 위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하는 곳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었지요.
이제 요한이는 우리반에선 없어선 안될 제자이자 친구들의 절친한 벗으로 출석률이 제일 좋은 학생이랍니다. 교사들의 노력 못지않은 요한이와 부모님의 배려인 것을 알기에 감사드리고 있지요
요한이의 부모님께 주일학교는 싱그럽고 가능성덩어리들인 학생들에게서 순수를 배워가고, 저희들의 신앙과 그 길을 향해가는 교회와 학교와 사회 안에서의 경험을 나누어 갖는 곳이라고 새삼스레 소개하고 싶어집니다.
사랑과 봉사라는 차원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대학교사들, 바쁘기 한량없는 대학원생ㆍ직장인 교사들….
가끔씩 본당어른들과 마찰도 없지 않고, 몇 달 전에 매일이다시피 마라톤회의를 거듭하며 행사를 준비해야 하기에 부모님들께 걱정을 끼쳐드리곤 하지만, 젊음을 미래의 재목들과 나누기에 저희들의 노력에 예수님께서 밀어주시리라 믿으며 모두에게 귀감이 될 교사가 되도록 뛴답니다.
우리교사들의 대화는 우리시대의 고민분아니라 각박해져만 가는 사회에서 한줄기 청량제가되는 우리 학생들 얘기가 꽤 비중을 차지한답니다.
그들의 정말 순수한 사랑과 기쁨과 작은 것에 아파하고 고통 받는 모습을 보게 되면 하느님나라의 성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거든요.
요한이 부모님.
세상의 가치를 그리스도의 가치아래 질적으로 변화시켜 지닐 수 있는 학생들이 되려는 교사의 희망을 지도와 사랑과 세심한 관심으로 함께 해달라고 부탁드리면서 이번 편지글을 맺으려합니다. 5월처럼 나날이 싱그럽고 기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김장이<서울 잠실본당 주일학교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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