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 마지막 주일에 지내고 있는 구라주일(救癩主日)은 사회와 격리된 채 고통과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환자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주교회의가 제정한 특별 기념 주일이다.
특히 금년 1월 마지막 주일인 25일에 맞이하는 구라주일은 주교회의가 구라주일을 제정한 후 20번째로 맞는 구라주일이다.
주교회의는 구라주일 제정이전 이미 61년도 정기총회에서 나환자들을 위한 2차 헌금을 결의한바 있어 한국교회의 구라 주일기념은 68년 구라주일 공식제정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아뭏든 한국교회 공동체 전원이 나환자들 위해 결의한 제2차 헌금이나 구라주일은 한국 교회가 체계적으로 불우이웃을 위해 정성을 모으는 최초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나눔」의 정신을 생활화하는 모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구라주일이 20회째를 맞이하면서 구라주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필요한지 모르는 신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구라주일은 신자들에게 사랑받는 특별 주일로서의 위치를 굳혀왔다.
이같은 사실은, 매년 전국적으로 2차 헌금을 실시하는 여러 특별 주일이 있지만 헌금액수에서 구라주일을 능가하는 특별 주일이 없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반증되고 있다.
그런데 이 구라주일은 주교회의가 지난 85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1990년까지만 존속시키고 1991년부터는 구환주일(救患主日)로 전환시킨다는 결정을 내린바 있어 금년 구라주일을 지내고 나면 3회밖에 남지 않는 시한성을 지니고 있다.
주교회의의 이같은 결정은 나환자 및 나사업 관계자들의 수차례 걸친 구라주일 존속호소로 미루어오다가「1990년까지 존속 시킨다」는 선에서 최종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1991년에 구라주일이 구환주일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구환주일의 대상에는 당연히 나환자가 포함되기 때문에 그 수혜 폭이 다소 축소되기는 하겠으나 새로운 방안을 개발하여 대처해 나간다면 오히려 나환자 이외의 불우 환자들을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나사업연합회는 구환주일로의 전환에 앞서 능동적으로 대처한 결과 상대적으로 후원회 회원이 급증하는 등 타개책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5개 보호시설과 1백개의 정착마을에서 등록되어 살고 있는 나환자만에도 2만 5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나환자 수는 적극적인 구라활동에 힘입어 현저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수 한 세대(30여년)만 지나면 완전 퇴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 20회 구라주일을 맞아 나병완전퇴치를 앞당겨 이룩할 수 있도록 기도와 정성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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