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 무명 순교자 묘역에 안장돼있던 이윤일 성인의 유해가 지난해 극적으로 발견된 후 성인의 순교 1백 20주년 기념일인 지난 1월 21일 순교지인 대구 땅에 봉안 됐다.
이윤일 성인의 유해는 동절기 날씨 등을 고려하여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이미 지난해 12월 21일 이장 작업 및 봉송을 완료, 성인의 순교 1백 20주년 기념일을 기해 유해봉안 행사를 치루었다.
대구대 교구청 내 성모당에 안장된 이윤일 성인의 유해는 1년 후인 내년 5월에 성인의 순교터인 관덕정에 준공되는 「관덕정순교기념관」으로 옮겨 영구 안장된다고 한다.
성인의 묘소 발견 및 유해발굴 과정 등은 이미 본보 보도를 통해 소상히 알려진대로 기적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하마터면 성인의 유해가 영원히 무명 순교자의 묘역에 묻혀 있을 뻔한 사건이었다.
이번 이윤일 성인의 묘소발견, 이장 작업 및 유해안장은 한국교회사상 최초의 성인유해 발견 및 이장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며 묘소 발견 및 이장 과정에서 드러난 기록의 값어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윤일 성인의 유해는 대구대교구청내 성모당에 안장되기까지 다섯번이나 옮겨졌는데 불과 10여년 전인 1976년 용인 먹방이에서 미리내 무명 순교자묘역으로 이장당시의 공식기록 작성 및 보관의 소홀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공식 기록의 중요성은 이윤일 성인의 묘소를 결정적으로 확인 시켜준 것이 1922~1923년 사이에 작성된 「1866년 병인 박해 순교자 묘지 조사록」에 의한 것임을 상기할 때 재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또한 공식기록의 중요성은 1976년 이윤일 성인의 유해이장에 참여한 바 있는 한 평신도의 사적기록에 의해 미리내 무명 순교자 묘역에 안장된 순교자 유해가 18기가 아닌 17기로, 이윤일 성인의 유해가 안장됐던 위치가 우측에서 좌측으로 여섯 번째가 아닌 다섯 번째로 각각 정정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순교지에서 유택을 마련하게 된 이윤일 성인의 묘소가 무명 순교자 묘역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묘소의 유무조차 알 수 없는 한국 성인의 묘소 확인과 함께 「무명 순교자 이름 찾아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어느 한국성인의 유해가 무명 순교자의 묘역에서 또는 알 수 없는 어느 산 계곡에서 숨쉬며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지난 84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시 여의도에서 거행된 1백 3위 한국 순교복자 시성식은 금세기 최대규모의 시성식이었다.
금세기에 들어 시성된 성인숫자는 한국성인 1백 3명을 제외하면 불과 열 손가락 안에 헤아려지는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같은 현상은 한국성인 1백 3위야말로 한국 성인이 아닌 20세기의 성인임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의 성인을 금세기 세계의 성인으로 추앙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들이 우리들의 성인 공경에 앞장서는 일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