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제들이 탄생되고 있다. 지난 1월 20일 한국 외방 선교회 소속 부제 1명이 사제로 서품된 것을 비롯 2월 21일 서품식을 갖는 제주교구를 끝으로 한국교회의 87년도 상반기 사제 서품은 완료가 된다.
금년도 사제서품 예정자 수는 서울대교구 23명을 필두로 대구와 부산이 6명과 5명씩, 마산과 인천이 각 4명, 광주ㆍ대전ㆍ수원ㆍ제주가 각 3명씩, 전주ㆍ청주ㆍ성모성심회 2명씩 그리고 프란치스꼬회ㆍ꼰베뚜알 프란치스꼬회ㆍ한국외방선교회 각 1명 등으로 이어질 사제 서품자를 합한다면 전체 수는 훨씬 불어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는 올해 부제품 대상자도 65명으로 확정돼 특별한 사연이 없는 한 내년도에도 70여명 선을 넘기는 새 사제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세계적으로는 감소추세에 있는 사제성소가 이처럼 지속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상은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 교회 가운데서도 상당히 높은 신자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복음화 현상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하겠다.
늘어나는 신자수와 함께 역시 증가일로에 있는 사제성소의 현실은 참으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늘어나는 신자들을 사목할 목자 역시 필요한 만큼 늘어나고 있는 오늘의 결실을 보면서 기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이 시대의 어두움 때문이다.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불신과 반목, 권력계층을 감싸고 있는 부조리와 불의, 이웃과 이웃간에도 팽배해 가는 미움과 질시 등등, 짙어만 가는 어두움으로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듯한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매년 신자수가 늘고, 새 성전을 짓고, 그리고 사제 수는 늘어만 가는데도 우리의 어두움이 그치지 않고 있음은 무슨 까닭일까. 의로움을 추구하고 가난을 살며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가 날로 융성해 가는데도 악의 세력이 위세를 떨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교회의 번영 다른 한편에서 어두움이 치닫고 있다면, 비인간화가 자행되고 있다면 교회는 무엇인가 다시 생각을 해야할 것이다.
새 사제의 탄생을 기쁨과 축하의 마음으로 지켜보고 또 박수를 보내면서 무거운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것은 바로 사제직의 중요성 때문이다. 더구나 이 땅의 교회는 목자없는 교회로 시작했지만 목자들에 의해 복음화를 앞당기고 활력을 불어 넣을 수가 있었다.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사제직이 막중함은 그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금 새 사제들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사제직 수행과 삶을 통해 이 땅의 교회가 바로 이곳에 있어야 할 가치를 확고히 심어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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