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하기만했던 제목이라 처음엔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라도 참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매일의 강의와 실습이 거듭되면서 정말 잘 왔구나 여겨졌다.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면서 아무런 의식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혹은 흘려버리면서 그로부터 우리가 얼만큼의 영향을 받아왔고 또 받아야하는지 인식은 커녕 단 한번 생각조차 못했던 나의 무지를 이번「미디어교육을」을 통해 깨우치며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한가 가슴을 쓸어내린다.
강의를 통해 TV가 우리 인간, 특히 어린이들의 정서와 두뇌, 신체발달을 저해 내지는 질병을 유발하며 각종 폭력과 살인 장면의 반복적인 방영으로 잠재적인 무의식 중에 인간 경시풍조와 범죄수법의 잔인성을 고취한다는 사실을 듣고 세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섬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기막힌 것은 사진기의 앵글조작으로 얼마든지 보도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과 신분기사 분석 시간에 단어하나 토씨하나로 좋고 나쁜 기사가 된다는 것을 배웠을 때 모른다는 것이 얼마만한 오류를 범할 수 있나 답답해지기도 했다. 여러 가지 유익한 강의들이 많았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마지막 날의「미디어가 주는 가치관과 크리스찬의 가치관」에 대한 반예문 신부님 강의였다. 이것은 내가 천주교 신자이며 부모로서 자녀들을 어떻게 그리스도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도록 지도하나 항상 고민하고 내게도 부딪쳐 오던 문제였다. 물질만능과 쾌락주의로 치닫고 있는 세상 풍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있는 것이 대중보도 매체라는 것과 이의 대처방법은 오직 성서 안에서 제시해주신 가치관으로 무장하는 것이라는 말씀에 깊은 수긍이 갔다.
이제까지 우리 아이들은 TV나 잡지에 나오는 광고를 볼 때마다 사달라, 해달라 조르고 아우성이었고 나도 또 가끔씩은 마음이 흔들려 내가 혹 뒤떨어진 부모가 아닌가하는 상대적 빈곤감에 괴로워 했다.
그러나 그것이 광고가 주는 유혹이었음을 알고 나니 홀가분하다. 아이들도 이젠 흥미를 잃은 듯 TV시청 시간도 짧아졌고 전처럼 조르지도 않는다.
미디어의 실체를 알고 적절한 비판의식으로 대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유익하리라. 이런 좋은 교육이 과감히, 먼저는 교회 안에서 번져나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누룩의 역할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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