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기쁨을 느낀다. 지난날의 내 생활이 죄와 탐욕으로 가득 찬 것이었기에 지금 내 속에서 자라고 있는 성령의 빛이 그만큼 강렬한 것인지도 모른다. 주님의 품에 안긴지 이제 겨우 반년이지만 자신의 변모에 스스로 깜짝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나는 매일 사제의 강론을 한치의 흐트림 없이 고귀한 선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평일에는 간략한 강론에 못내 아쉬워 집에 와서 복음의 말씀을 몇 번이나 읽는 것이 버릇이 되었고 주일에는 연일 반복 강론을 듣는다.
그리고 아직 서투르지만 예절과 친절과 웃음을 가지고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그리스도의 재림을 끊임없이 기다리는 크리스찬이 행해야 할 생활방법이라는 것을 강론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때로 주님의 사랑을 서로 많이 받으려고 교우간에 일어나는 경쟁과 질투, 냉정스런 눈초리와 불유쾌한 일들이 나의 믿음의 길에 조그마한 시련이 되기도 하지만 내 모든 감정과 의지는 하느님을 찾는 마지막 커다란 외침에 모아졌기에 하느님의 목소리가 내 곁 가까이에서 사랑을 속삭여 힘을 북돋아 주신다. 매일 따라 나서려 하던 다섯살의 딸애가 이젠 집을 나서는 나를 보고 『엄마! 하느님께 인사 드리러 가?』라는 말을 잊지 않고 내가 기도드리는 자리에 앉으면 책과 묵주를 찾아들고 주위에 다가 앉는 걸 보면 나의 신앙이 어린 마음에도 전해진 것 같아 주님의 무한한 사랑에 새삼 감복할 뿐이다.
이제 나는 세속의 유혹들을 외면하고 하느님의 나팔소리를 먼저 듣기 위해 항상 깨어 있다. 그리고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누리며 살고 있다. 고귀하고 보배로운 강론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교우들에게도 은총이 내리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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