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이자 보은(報恩)의 달인 5월도 말미에 접어들었다.
최근 들어 교회 안에서 노인사목에 대한 관심이 높이 일고 있지만 전체 2백 33만 신자 중 20%가 노인신자라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아직도 양적이나 질적인 면에서 노인사목에 쏟는 관심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솔직한 사실이다.
인간이 늙었다고 해서 무용해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적 기능은 점차 쇠퇴된다고 하지만, 한 인간의 영혼은 연륜과 더불어 더욱 순수하고 품위 있게 피어난다.
호혜적(互惠的)측면에서도 노인들의 경륜을 타고 흐르는 숭고한 정신적, 문학적 가치와 그들의 존재로 말미암은 크리스찬적 성숙은 간과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원시사회에서 조차 신들의 모습은 머리가 희고 수염이 긴 고령의 노인으로 표현되었으며, 성서의 원고들 역시 나아가 지긋한 어른들이었다.
그러나 업적중심 인간관과 가치관이 지배하는 현대사회 안에서의 노인은 한낱 거추장스런 존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 존재가차마저도 상실되어가는 실정이다.
그령기에 거룩한 공의회는 노인과 천대받는 이와 소외당하는 이들의 삶을 인간답게 이끌어주도록 권고하고 있다(사목헌장27).
그러나 가정과 사회에서 천시되는 노인은 교회 안에서 역시 백안시된 주변인에 불과하다.
이러한 모습은 노인에 대한 교회의 전례적, 교육적, 사목적 배려 중에 잘 나타나 있다.
대부분의 본당이 아동이나 청년이나 장년층을 위한 미사와 교육과 행사에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면서도, 신앙인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노년층에 대하여는 매우 인색하거나 소홀한 경향을 보인다.
생의 초기에 뿌려진 복음의 씨가 싹터 자라나기까지, 교회의 특별한 보호와 관심을 요한다고 할 때, 애써 맺어온 열매들을 손실 없이 관리하기 위해서도 노년층에 대한 교회의 손길은 절실히 요청된다.
따라서 노인들에게도 노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미사와 노인들이 즐겨 부를 수 있는 성가가 필요하며, 노년의 참된 의미와 역할을 구현하도록 도울 수 있는 노인교실 및 노인중심의 활동프로그램이 요청되는바, 교회는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신앙이 의미하는 노령의 가치를 발견하고, 백발이 곧 영광(잠언20, 29)이요, 면류관(잠언16, 31)임을 자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노년기를 살아가는 노인들의 삶이 희망적이고 긍정적일 때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영원한 삶에로 옮아가는 과정」이라는 우리의 궁극적 신앙이 생기를 되찾을 수 있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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