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주일이 다시 돌아왔다. 이 땅의 모든 장애자들과 그들의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자 제정된 것이 바로 장애자주일이다. 때문에 장애자주일은 보다 많은 이들이 장애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장애자와 관련한 전반문제를 숙고하면서 그들의 아픔을 우리 모두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기간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올해로 제8회째를 맞는 장애자 주일 역시 작은 실망 속에 맞고 보낼 수 밖에 없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의 장애자주일 역시 「1회용 행사」외에 장애자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뚜렷한 계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장애자들과 신자들이 함께하는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자들의 실질적인문제를 함께 나눌 수 있음은 분명하다. 그나마 행사마저 없다면 우리 교회의 「장애자주일」은 유명무실한 특별주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여기서 잠깐 장애자주일이 제정된 81년부터 8년간을 돌이켜본다면 우리교회의 경우 장애자문제에 관한 여러 가지 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확산되었음은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우리 시설 면에서 거의 3배에 가까운 신장률을 보였고 그만큼 장애자들에 대한인식이 새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장애자주일은 바로 장애자들을 위한시설 확충과 더불어 장애자문제에 교회가 깊숙이 발을 내딛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70년대와 비교해 본다면 장애자문제에 관한한 교회는 커다란 신장을 거듭해 왔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맞은 장애자주일에 여전히 주장할 수밖에 없는 것은 시설증가 및 확충과 일시적 행사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전문성과 효율성, 연대성을 가지고 신자들의 관심과 지원 속에 마련된 여러 시설들을 운영, 한 단계 성숙된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재활교육, 시설을 통해 재활교육을 받은 장애자들이 교회 안팎에서 그들의 재활현장을 찾을 수 있도록 교회가 앞장서야한다. 더구나 신자 농아자 경우 고백성사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현실을 아파하고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새로운 장소에 입주하고자하는 장애자 시설들이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무위에 끝난 사실은 아직 우리사회 저변에 뿌리박혀있는 장애자들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반영해 주고 있다. 「집값이 떨어지고 자녀교육에 해롭다」는 주민들의 반발 이유에서 우리는 장애자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우리 사회의 인식도를 깨달아야만 한다.
이 같은 깨달음의 토대위에서 교회는 장애자 주일이 장애자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로 가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도록 보다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본다. 그 길은 현재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소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장애자주일의 전국적인 확산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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