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배를 몰래 피웠던 시절이 있었다. 숨어서 피우자니 겁도 나고 떨리기도 했겠지만 담배 맛이야 꿀떡같았는지도 모른다. 양담배를 몰래 피운 사람들 중에는 호기심에서 피워본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담배 맛이 국산보다 낫다고 꼭 그것만 구해 피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더러는 자신을 과시하는 한가지수단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양담배를 즐겨 피운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 당시 양담배를 피우다 단속 방에 적발되면 엄한 벌을 받았다. 피우다 남은 담배 일체를 압수당하고 가택수색과 출처조사를 받아야하고 그다음에는 벌금형에다 자기의 이름이 공개되는 수모를 겪어야했다. 그런데도 그 양담배는 계속 몰래 공급되었고 수요자는 없어지지 않았다. 그만큼니코틴중독에서양중독이 겹쳐 망신을 당하면서까지 양담배가 애용되었다. ▼그러다 몇 해 전부터 조금은 공공연히 양담배를 피울 수 있게 되었다. 외국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의례히 양담배가 얼마쯤은 사오기 때문이다. 그들이 풀어놓은 양담배 덕분에 혹시라도 적발되면「선물」이란 좋은 구실이 생긴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변하자 단속반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지만 그 당시 매섭던 감시를 아직도 떨쳐버리지 못해 양담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지난해부터는 양담배를 시판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수입 개방 압력에 의한 것이지만 당초 예상은 양담배 장사가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결과는 들어맞지 못했다. 장사가 잘 안된 이유 중에는 가톨릭 농민회 등에서 국산담배를 애용 하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인 탓도 있겠지만 문제는 값이 비싼 때문 이었다고 한다. ▲이제 양담배 값이 우리 담배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장사꾼이 달라붙고 있다. 그 장사꾼의 앞장에 재벌기업들이 설치고 있다. 미국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피우지 않고 내다버리는(?) 양담배를 장사꾼들이 앞 다투어 한국 사람들에게 팔려고 하고 있다. 돈 버는 일에 혈안이 되어 내나라 내국민을 煙死시키는데 앞장서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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