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5월 18일 현재 최종집계 한 바에 따르면 가톨릭신자국회의원이 45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전체 국회의원 2백99명의 15.05%로서 87년 말 현재 한국 전체신자화율 5.54%에 비해 약 10%나 높은 것이다.
신자 국회의원 45명을 전체가톨릭신자 2백만명으로 나누어보면 신자 국회의원 한명이 신자4만 5천여명을 대표하는 셈이 된다.
신자 국회의원 45명을 정당별로 나누어보면 민정당 14명, 평민당 13명, 민주당 15명, 공화당2명, 무소속 1명 등으로 각 당에 골고루 분포돼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때늦게나마 신자의원들에게 따뜻한 축하를 드리며 몇 말씀 부탁드리고자한다
먼저 과거 어느 때보다 신자의원이 수적으로 많다는 사실에 우리 신자들은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것은 같은 신앙을 가진 한 형제ㆍ자매라는 동류의식과 함께 신자의원들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사실이다.
우리 신자들은 신자의원들이 의회 내에서 종교끼리 패를 가르거나 종교적인 행위를 드러나게 함으로써 다른 의원들에게 불쾌감이거나 거리감을 주는 일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신자의원들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누룩과 소금의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물속에 용해되어 밀가루를 부풀리고 각종 음식 속에 들어가 녹음으로써 음식의 맛을 내게 해 주십사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이 정당이 각각 다르고 그 당이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이 정해져있어 결코 쉬운 일 만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신자의원들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선거 때마다 『천주교신자를 밀어주자』는 말을 많이 해왔고 또 들어왔다. 우리가 그렇게 신자들을 지원한 것은 사사로이 혜택을 보자는 속셈도 아니고 교회가 무슨 덕을 보겠다는 의도도 아닐 것이다.
신자로서 최소한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라면 양심에 어긋나는 행위는 삼가할 것이고 윤리ㆍ도덕적으로도 타의 모범이 될 수 있으며 사(私)보다는 공(公)을 중히 여기고 정의편에 서서 민의를 대변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신자들의 기대와 믿음을 실망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 정치의 근본목적이 국민의 안락하고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고 보장하는데 있다면 이는 우리 교회도 함께 보조를 맞추어 나가야할 일일 것이다. 현재 공전(空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를 하루속히 정상화시키는 일이나 광주사태의 진정한 해결 그리고 제5공화국의 비리처리 등을 통한 국정의 정상운영에 있어 신자의원들의 누룩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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