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 가까운 곳에 큰 백화점이 생겼다. 아주 가깝기 때문에 나는 엄마와 시장을 보러 가거나 친구생일 선물을 사러 갈 때에는 꼭 이 백화점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 백화점 신호등 앞에 웬 아저씨가 노래를 하며 동냥을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다리가 없으신 이 아버지는 매일 매일 그 자리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교차로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동냥을 하는 것이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이 아저씨는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성가를 부르셨다. 이 아저씨가 나와 같은 가톨릭신자란 것을 알고 나니 나는 더욱 더 아저씨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다니는 다른 사람들은 누구하나 아저씨의 바구니에 돈을 넣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그 아저씨가 더럽다고 피해 다녔다.
나는 그 매몰찬 사람들을 보니 화가 울컥 치밀었다. 분명히 사람은 차가운 마음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며 또 예수님께서 차가운 마음을 주신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은 어느새 예수님을 멀리하게 되었고 예수님을 멀리 함으로써 주님이 내려주시는 은총을 거부하게 된 것이다.
나는 주님을 사랑한다. 이세상의 수많은 불행한 사람들도 사랑한다. 그리고 성가를 부르시는 그 아저씨를 못 본채 지나간 사람들을 비롯, 불행한 사람들을 도와주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주님께 기도하고 싶다.
『주님 불행한사람을 돌볼 줄 모르는 냉정한 사람들을 용서하시어 그 사람 각자의 마음속에 따뜻한 마음과 은총을 넣어주세요 아멘.』
심정희<서울 역삼본당ㆍ국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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