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나라 영국에도「노예 될 자유는 없다」는 속담이 있다. 자유권은 인간의 천부적인 권리요 노예란 자유권을 박탈당함을 뜻한다. 따라서 노예될 자유란 그자체로서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기 때문이다. 옛날 서구사회에서 노예는 있었다. 그러나 이 노예는 한정적으로 인정되었다. 즉 전쟁포로나 남의 부채를 갚지 못할 때 또는 남에게 생명이나 신체상 중대한 해를 끼쳤을 때 그 보상으로 인정되었다. ▼노예는 부자들의 재산이었다. 부자들의 부는 노예들의 노동력으로 축적되었다. 오늘날 미국의 번영은 흑인 노예들의 공로가 컸다. 백인들은 아프리카로가서 흑인들을 사냥(?)해왔다. 당시 흑인노예 장사는 매우 좋은 돈벌이가 되었다. 이러한 노예제도도 인류사회가 발전해감에따라 점차 사라졌다. 오늘날 문명사회에서 노예란 찾아볼 수 없다. 또 다른 형태의 경제적 노예는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데 20세기도 종반에 접어든 문명사회에서, 그도 5천년 전통을 이어오는 문화민족으로 자부하는 이 대한민국 땅에서 신종 노예사냥이 자행되고 있었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을 강제로 잡아와서 매질을 하며 일을 시키고, 철조망과 사나운 개를 풀어지키고 소를 사육하듯 짐승우리에서 먹고 자게 했다니 너무도 끔찍한 일이다. ▼부산의 「형제복지원」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이 정치적으로 쟁점이 되면서 뒷전으로 묻혀 버렸지만 그보다 조금도 덜하지 않은 인권침해사건이다. 어떻게 이 시대 이 나라에서 이러한 엄청난 일이 가능했단 말인가. 지도감독권을 가진 행정부는 직무유기를 했단 말인가 아니면 방조 내지는 야합했다는 말인가 연간 20억이란 큰돈은 국민의 돈인데 저희들끼리 마음대로 갈라먹은 모양이다. ▼사회복지사업은「인간애」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결국 이들은 사람을 팔아먹은 대표적인 악행의 모델이었다. 공립사회복지시설을 우리교회에 위탁 운영하는 것이 오늘날 유행처럼 되는 이유를 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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