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데이빗 수녀님!
지금까지 보내주신 수녀님의 기도의 편지가 개나리 빛 봉투에 따로이 보관되어 늘 저를 기쁘게 하고 있읍니다.
수녀님의 편지가 진실되고 아름다운 마음을 주님께 향하는 기도의 글이기에, 저로서는 그 사랑에 보답코저 오늘 밤에 오색으로 된 아름다운 양초를 준비했읍니다.
비록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지만….
애지중지하던 수녀님의 글들을 하느님께 봉헌키 위해 오색찬란한 촛불 앞에서 한 장 한 장 읽었읍니다. 수녀님께서 5년 동안 바쁘시고 힘든신 외국생활에서도 끊임없이 보내주신 편지와, 지금도 계속 소식을 주시는 수녀님의 글이 모두 기도가 되어 한 장도 빛 바랜 것 없이 초록빛으로 싱싱하게 살아 움직여 저와 함께 머뭅니다.
계절은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지만, 저의 마음은 수녀님의 기도로 새싹들이 파릇한 봄입니다. 그 편지들을 다 읽는 동안 촛불은 자신을 희생하여 눈이 부시도록 밝게 사랑의 빛을 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촛불은 눈물이 되고, 저의 눈물은 강물이 되어 편지와 함께 정적한 방안을 흠뻑 젖게 합니다.
존경하는 데이빗 수녀님!
촛불을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평범하고 자그마한 진리를 터득했읍니다. 이 촛불이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제가 이렇게 기쁘다는 것을 새로이 발견했고, 나 자신이 남을 위해 희생하면, 내가 희생한 이상으로 그분이 기쁘시다는 것을 알았읍니다. 그래서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다른 분들이 싫어하는 것을 먼저『네』라고 대답하여 희생하리라 약속했읍니다.
금년의 계획은「자신을 더 깊이 성찰하는 해」로 정하여 긍정적인 삶과, 삶의 여백을 갖기로 했읍니다.
존경하는 데이빗 수녀님!
현재의 불안한 이 세상속, 어둠에 잠긴 날들이 빨리 빛이 되어 우리들을 밝게, 거리마다 웃음의 꽃이 퍼지는 소리 들으며, 나아가 세계평화가 오도록 주님께 겸손되이 무릎 끓고 기도드리옵니다. 우리들의 애끓는 기도! 주님께서는 꼭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수녀님께서 계시는 서강대학교에도 수녀님의 기도로 모든 학생들의 마음 안에 새 희망의 봄을 맞이하여 밝은 빛, 밝은 마음으로 주님의 뜻을 찾으시도록 기도드리오며, 항상 주님과 함께 사랑과 기쁨 전해 드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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