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채를 짓고나면 머리가 센다는 말이 있다.
이말은 주택이란 짓는 사람에 따라 그만큼 그 공정에 대한 열정이 치열하다는 뜻일것이다.
그런데 많은 건축주들은 흔히 이 다음 자기네가 그 집을 팔 때를 너무 염두에 두는 것 같다.
그러한 지나친 배려 때문에 개성없는 주택ㆍ유행만 좇는 얼굴없는 주택이 양산되는 것이다.
내 몸에 맞게 옷을 짓듯이,주택 또한 나에게 맞도록 지어야할 일이다.
나는 직업상 많은 딱한, 땅 산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숫자는 도로에 의한 대지면적 감소로 건축허가가 불가능해진 사람들이다.
둘러보고 또 둘러 본후에 매입한 대지가 막상 쓸모없는 땅으로 변했을 때의 허망함이란.
나는 그런 소시민 부부의 성실한 자취인 잔주름을 바라보며 죄송해한다.
그 가장의 희끗희끗한 새치며, 그 아내의 닳은 손끝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이란.
땅을 팔 때는 진실해야한다.
도로 때문에, 옆집과의 경계선 때문에 약간의 땅을 내어주고라도 과연 건축허가가 가능한 땅인지, 땅의 임자는 최소한의 진실은 밝혀주어야한다. 이와 비슷한 경우는 대지뿐만이 아니고, 기존 건물의 매입에도 허다하다.
부동산 소개소는 믿을만한 곳이라면 매입에 따른 여러가지 일을 맡아 처리해줄 것이 당연한 데도, 아직도 등기소로 구청으로 바쁜 것이 우리네 집사는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그런데 가옥대장에 나와있는 건평은 실제 평수와 틀리는 수가 제법있다.
소개소가 아무리 자잘한 곳까지를 점검해준다고 하나, 이 문제야 자기네 들로서도 어쩔도리가 없을 것이다.
설계사무소에 의뢰하지 않고는.
한두평의 오차라도 금액으로 치면 상당하니 반드시 재어볼 필요가 있다.
세상은 참 많이 변하였다.
이전에는 일생을 통하여 변호사ㆍ세무회계사ㆍ의사만 있으면 대개의 어려움은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으냐, 오늘날에는 그 자리에 건축사도 함께 끼이지 않을 수가 없다 하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