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서 신부라는 외국신부님이 최아무개라는 교우가정에 가정 미사를 드리러 갖는데, 미사 중에 최아무개를 김아무개라고 틀리게 말씀하셨다. 나는 민망한 생각이 들어 미사가 끝난 즉시 그 사실을 서 신부님께 알려드렸더니 신부님께서는 뜻밖으로 웃으시면서 하느님께서 그 사실을 알고 계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때 성사 실수하는 일이 있더라도 사랑의 하느님은 용서해 주시고 우리를 올바르고 착한 길로 인도하시는 분이라고 내 나름대로 짐작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하느님의 뜻」이란 말은 성서에 자주 나타나는 친근한 말로서 우리가 함부로 쓰기 조차한다.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루까22, 42).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I테살 5、16).
이러한 구절의「하느님의 뜻」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라고 만 알았는데 더 나아가 그 뜻을 실천하도록 원하고 바라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이 이치를 알기까지에 몇 해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지금 나의 마음은 흐뭇하고 기쁨에 차 있다. 내가 항상 기뻐하고 늘 기도하고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도록 당부하고 계시는「하느님 뜻」을 실천하고저 하기 때문이다.
이승옥<부산시 금정구 구서1동 우신APT B~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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