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정묘년을 맞이하고 한달이 지난 오늘을 바로 볼 때 세파 속의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망망대 해상에 떠있는 일엽편주와도 같은 보잘것 없는 존재일까? 생각하니 작은 내 한몸을 추스르지 못하는 무능이 한스러워 진다. 보도 매체들은 매일같이 서울대학생의 고문치사 사건을 크게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 북에서 탈출한 김만철씨 가족 11명이 대만으로 간다는 말을 들으니 오늘의 한반도 실정을 한마디로 대변해주는 징표인것 같은데…사회복지 사업을 한다는 작자가 원생들을 강제 노역시키고 매질하여 사람을 죽이고서는 암매장을 했다하니 기가찰 노릇이다. 미사경본을 펼쳐들고 성찬 기도문을 읽어본다.『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신과 더불어 전능하신 천주성부, 온갖 영예와 영광을 세세에 영원히 받으시나이다』『아멘』하면서 책을 덮는 내심사가 평안치못하다. 하늘나라 건설을 위하여 선을 행하고 악을 증오하는 하느님 백성들이 통계상으로는 늘어만 가는데 세상 만사는 왜 이다지도 비양심으로 치닫고 있을까? 구약시대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가 생각나고 하느님의 진노하심이 두려워진다.『될대로 되겠지, 그건 내알바 아니다. 몸조심해야 한다』등등의 안일한 사고방식이 국민정신을 병들게하고 크리스찬의 양심에 빗장을 걸어둔 것이 아닐까? 오만함과 고집 욕심을 버리고 겸허한 자세를 가다듬으면서 형제 자매님들에게 성서말씀 한구절을 읽어드린다.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된 우리는 이미 예수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과연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죽어서 그분과 함께 묻혔읍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능력으로 죽은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 생명을 얻어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같이 죽어서 그분과 하나가 되었으니 그리스도와 같이 다시 살아나서 또한 그분과 하나가 될 것입니다』(로마서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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