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또 라브르는 거지였다, 그래서 거지 성인이라고한다. 그분은 거지였지만 게을러서거지된 것도아니요 무능해서거지된 것도 아나다. 장애자였던것도 아니요 취직이 어려워서도 아니었다. 성인은 수도자였는데 수도생활이 싫다고 자청해서 거지노릇을한 것이다. 예수님이 당하신 고난을 생각하고 예수님이 당하신 모욕을 생각할 때 성인도 예수님처럼 고난을 당하고 싶고 모욕을 당하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수도원의 밥도 잠자리도 다 버리고 구걸생활을 했다. 옷은 되도록 남루하게 입었고 일부러 세수도 목욕도 않았다. 꼴이 흉하고 악취를 풍겨야 사람들에게 더 많은 멸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욕하고 때릴 때 기쁨을 느꼈고 사람들이 동정할 때 이를 피했다. 성인은 이렇게 거지생활을 사랑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거지생활을 누릴 자유가 없다. 김삿갓도 부랑자였다. 베내딕또 라브르 성인도 부랑자였다. 그들은 부랑을 즐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걸인될 자유도 없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걸인은 있다. 우리보다 훨씬 부자나라에도 소위 서양 복지국가에도 거지는 있다. 길거리에 거지가 없는 것 자체만으로 자랑거리일수는 없다. ▼새장에 갇힌 새가 행복하냐 창공을 날아다니는 새가 행복하냐. 새를 사랑하는 사람은 새장의 카나리아를 산다. 그러나 그 사람은 진정 새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다. 자기를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진정코 새를 사랑한다면 새에게 자유를 줄 것이다. 테임즈 강변의 노신사가 아니라도 자유의 소중함을 누구나 안다. 아무리 복지를 외쳐도 자유없는 복지란 없다. ▼복지란 강제수용으로서는 불가능하다. 개개인의 욕구를, 소망을, 자유를, 정확히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자유를 줄 자에겐 자유를 주고 보호를 해야 할 사람들만 보호해야한다. 길거리의 걸인들은 모두 가두어 둔다고 복지국가가 되는건 아니다. 수용시설에도 자유롭게 외출할 권리가 보장될 때 참다운 복지시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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