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과 지방의 두 본당이 「영원한 나눔의 공동체」를 선언하고 나섰다. 서울의「길동본당」과 원주의「용소막본당」이 바로「영원한 나눔의 공동체」를 선언한 주인공들이다.
도시와 농어촌지역 교회간의 나눔 행위가 어제, 오늘에 있어온 일이 아니고 또 그동안 많은 교회가 나눔의 대열에 함께해 왔기 때문에 특별한「사건」이 아니건만 이 두 본당의 교류는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흔히 손쉽게 인연을 맺고 쉽사리 그 인연을 잊어버리곤 하는 종래의 도·농 교류와는 무엇인가 좀 색다르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5일字 본보 보도를 통해 드러난「길동」과「용소막」본당의 나눔 형식을 살펴보면 ▲외형적인 지원의 차원을 탈피, 기도와 신앙 안에서 한 공동체로 만난다는 것과 ▲도시의 부족함과 농촌의 부족함을 함께 보완해 나간다는 상호보조의 정신이 돋보이고 있다.
또한 ▲본당 신부가 이동되더라도 교류는 계속 이어 가겠다는 다짐과 ▲본당간의 연중행사를 맞추기 위해 사목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한다는 것 등은 정적인 차원의 교류에서 동적인 차원으로 크게 발전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지난 수년간 한국교회는 자매 결연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도·농간의 교류를 시도해 왔다. 그동안 많은 본당이 이에 합세했고 지금까지 그 교류를 지속하고 있는 본당도 있기는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도·농 나눔이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즉흥적으로 시작은 하였으되 그 이상의 단계로는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것은 교회 전체의 의식의 부재(不在)요 의식의 부재에 따른 지원의 부재가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이제 교회는 갈수록 심화되어가는 도·농간의 격차, 이로인한 괴리감을 구조적인 사회현상의 하나라고 외면해 버려서는 안된다. 교회 역시 그 사회구조적인 병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입고 있고 따라서 도시와 농어촌 교회의 격차는 날로 심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부유한 교회」「가난한 교회」로 명확히 나뉘어 그어지고 있는 금이 더 이상 고착되지 않도록 교회는 지금부터라도 진정한 나눔 의식에 눈을 떠야 할 것이다.
「길동본당」과 「용소막본당」의 공동체 선언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도·농간의 진정한 나눔을 갈망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함께 만나 신앙을 심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의 부족을 메워줄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교회 공동체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성전을 건립하느라 허덕이고 있는 서울의 한 본당이 유서깊은 원주의 한 본당과 맺은 사랑의 가교가 그들의 선언대로「영원한 나눔의 공동체」로 성숙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이들을 사랑 나눔이 이 땅의 모든 본당으로 확산되기를 아울러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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