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국가간의 채무관계인 외채(外債) 문제에 대해 교황청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외채 문서가 최근 발표돼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물론 교황청의 이 문서는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채권국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고 외채 문제 해결에 공동노력을 촉구함으로써 외채문제로 인한 분쟁해소에 하나의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나라는 세계 제4위에 해당하는 막대한 액수의 외채를 지고 있는 채무국이기 때문에 교황청의 외채문서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명의로 발표되「인류 공동체를 위해 외채문제에 대한 윤리적 접근」이라는 제목의 외채문서는 외채문제를 단순히 재정·경제적 현상으로 설명하는 차원을 넘어, 윤리적 입장에서 그 기본원칙들을 설정하여 원인과 문제해결에 관한 기본방침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내용은 「윤리적 접근」이라는 문서의 제목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윤리적 접근이야말로 교황청이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며 문제해결을 위한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으로 볼 수 있다.
채권·채무 관계는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간에 일정한 규정에 의해 이루어진 약속이기 때문에 개인이든 국가이든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약속을 이행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약속이 행이 이루어 지지 않을 때 질서가 파괴되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부작용이 파생된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의 불이행이 채권자의 정도를 벗어난 과다한 요구로 빚어진 결과라면 원천적으로 원인 규명에 나서야하며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외채문서는 주요한 윤리적 원칙들을 제시하고 공동체적 책임감과 유대감을 강조하면서 더 많은 재원을 지닌 국가들이 특별한 책임의식을 갖고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언급, 채권국들의 양보와 협조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외채문제는 채권국들의 양보와 협조없이는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가 어려운 지경에까지 와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채권국들이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채무국에 대한 윤리적인 책임을 도외시한다는 것은 결국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인류의 파멸을 초래할 위험요소를 방치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국의 윤리적 책임도 중요하지만, 채무국이 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다면 결국 외채로 인한 문제는 야기될 수 없다. 따라서 외채 문제해결은 교황청 외채문서가 지적한대로 채권 채무국간의 공동 노력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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