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가「신뢰회복운동」을 88년도 평협의 사업으로 다시 채택했다. 「신뢰 회복운동」은 말 뜻 그대로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곤두박질치고 있는 인간 상호간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소박한 운동이다.
신뢰와 믿음은 인간사회를 뿌리에서부터 받치고 있는 기본 골격에 해당한다. 굳건한 신뢰와 믿음을 토대로 모든 인간들은 도덕과 윤리를 세우고 인간사회의 규범과 틀을 형성해 간다고 볼 때 평협의 신뢰회복운동은 참으로 소중하고 바람직한 운동이 아닐 수 없다.
평협이 신뢰 회복운동을 전개키로 결의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수년전 전국적인 사업으로 채택된「신뢰 회복운동」은 전국적인 성격의 사업운영이 용이하지 못한 교회조직의 현실 속에서 지속적인 사업의 하나로 꾸준히 이어져왔다.
당시 전국평협은 인간상호 간의 신뢰가 바탕을 이루지 못한 사회현실을 직시, 교회가 먼저 상실된 인간성을 회복하고 땅에 떨어진 윤리ㆍ도덕의 기강을 바로잡는 일에 앞장선다는 취지하에「신뢰회복운동」을 전개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평협의 신뢰회복운동은 매년 주요사업으로 채택되는 가운데서도 구체적인 실천운동으로 이어지지 못해왔고 아울러 명분 뿐의 사업으로 뒤처지는 반복을 거듭해왔다. 평협의 신뢰회복운동이 교회와 사회 속에 뿌리내지 못한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실마리를 함께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운동을 구체화시켜 실생활 속에 반영되도록 하는 실천운동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임원진으로 새롭게 출범한 평협의 신뢰회복운동 선언을 지켜보면서 이운동의 성공적인 결실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한다.
먼저 단순하면서도 실천이 가능한 생활운동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거창한 구호나 결의문보다는 신자개개인이 손쉽게 따라하고 또 이웃에 전할 수 있는 작은 운동부터 시작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행동력과 구속력이 부족한 전국 주도의 운동에서 탈피, 각교구차원에서 다양한 운동을 전개해 나가야한다. 각교구마다 지역적 특성과 교구의 상황을 감안, 교구별로 고유한 실천사항을 독자적으로 시행해 나가는 운영상의 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하나의 제안은 신뢰회복운동을 교회 안에 묶어두지 말고 사회와 더불어 전개하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교회적인 냄새와 칼라를 벗고 모든 국민이 함께 호응할 수 있는 내용을 엄선, 사회적인 신뢰회복운동으로 성숙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평협은 신뢰회복운동 전개에 있어「신뢰회복운동 분과위원회」구성과 함께 구체적인「실천 강령」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아무쪼록 다시금 전개되는 「신뢰 회복운동」이 범교회ㆍ번국민 운동으로 확산돼 이 나라 전체가 신뢰와 믿음이 가득한 사회가 되는데 기여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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