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를 완독한 분은 손을 들어 보십시오.』지금부터 8년전의 일이었다. 3박 4일의 꾸르실료 강습기간 중에 강사선생께서 이와같은 질문을 하였다. 59명의 수강생 중에서 서너명이 손을 들었다. 다음『신ㆍ구약성서를 모두 완독한 분은 손을 들어 보십시오.』라는 질문에서 자신있게 손을 드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고 기억한다. 꾸르실료 수강생이라면 수준급이상의 신자라고 자부하는 나 자신도 그때 부끄러운 기분을 느꼈었다.
그 후 나는 본당 꾸리아 단장을 맡게 되어 소속 레지오 단원에게 성서 완독 운동을 시도할 결심을 하고 본당 손제랄드 지도 신부님께 소신을 말씀드렸던 바, 신부님께서 적극 찬성하시고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라고 격려해 주셨다.
무릇 독서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정독(精讀)과 다독(多讀)이다. 정독이란 독서하는 부분을 자세히 읽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뿐 아니라 서양인이 말하는「글줄 사이를 읽는다」즉 글속에 숨어있는 뜻까지 파고 들어가는 식으로 읽는 것을 말하며, 다독이란 독서분량을 많게 하여 그 내용의 일부에 구애받지 않고 전체적인 개요와 윤곽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는 방법이다.
독서능력이 비교적 저조하며 가정 생활, 사회 생활 및 전교활동에 바쁜 레지오 단원들에게 성서완독이란 결국 다독의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견지에서 6개월 기간을 설정하고 매월 및 매일의 독서분량을 정해, 신약성서를 일제히 읽기 시작하도록 발표하였다. 그리고 매월 꾸리아 평의회 때에 참고될 만한 내용을 적은 인쇄물을 배부하는 동시에 흥미와 관심으로 중단치 않고 꾸준히 읽도록 조언과 격려를 계속하였다.
그리고 중요한 곳에는 밑줄을 쳐서 후일에 다시 검토하도록 하고 우선 무조건 읽어 나가도록 권고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6개월기간이 완료된 1982년 1월에는 신약성서 완독자 35명이란 좋은 성과를 얻어 신부님의 표창을 받고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에 힘을 얻어 82년 10월부터 83년 3월까지 다시 구약성서 6개월 완독운동을 시작, 신약성서 때와 같은 방법으로 전개하였다. 그러나 분량이 신약보다 방대하고 모세5경에서 제2경전까지 내용이 어렵고 읽어나가는데 지루한 부분도 많아서 중도 탈락자도 많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까지 완독한 사람이 17명이나 되어 역시 모두 신부님의 표창을 받았다.
구약 성서 완독자는 모두가 신약성서를 이미 완독한 사람이어서 결국 신ㆍ구약 전부를 완독한 자를 한꺼번에 17명 배출한 셈이 되었다.
이상의 완독자 중에는 요즈음에도 그 당시에 수고하여 완독한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진정으로 말해주는 이도 있어 본인도 그러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또 함께 완독을 한데 대해 스스로 깊은 감회에 젖어 보곤한다.
끝으로, 근래에 성서 완독 운동을 신문지상이나 교회에서 크게 부르짖고 있으나 한사람이 혼자서 결심하여 끝까지 완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신심단체나 활동단체가 주동이 되어 회원들의 호응을 얻어서 이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 아닐까 느껴지며 또한 관심있는 분에게 권해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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