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을 통하여 플라스틱화분에서 시드는 남빛패랭이꽃들을 바라본다.
며칠전만해도 가로에는 갖가지 색으로된 고만고만한 화분이 늘어서서 보는 이를 즐겁게 하였건만 이제는 모두 시들어 희끔한 꽃잎이며 대궁이며 아마도 수일안으로 분조차 다시 사라져 버릴 것이다.
행사를 위하여 또는 어떤 이유로 급조한 듯 싶은 가로변의 풍경을 보는 마음은 언제나 생경하여 막막하다.작위적이란 얼마나 하찮은 아름다움인가.
가끔 시외로 나가는 경우 더욱 그러한 느낌이 든다. 고속도로변을 따라 페인트칠 요란한 시골의 주택들은 어땠는가-원색으로 도색된지붕의 개량주택들을 볼 때마다 나는 민망하다. 아무리 보아도 주위의 풍경과 어울린다고는 느낄수가 없었다. 우리의 나즈막한 산등성이,그 아래 오밀조밀한 연녹색논밭기슭에 마주댄 초가 지붕이 주는 정겨움이란. 지붕마다 한결같이 그 산등성이를 닮은 모습은 한폭의 정물화를 보는듯 했다.
자연스러움이란 모든 사물에 얼마나 미를 더 보태게되는 요소인지. 그런 의미에서 지난 여름의 태국 여행은 작은 감동이었다.짧은여행이었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그네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그들의 수상시장은 더욱 그러했다. 배를타고 수상시장이 펼쳐지는 강을 달리며 나는 이들이 왜 이곳을 자기네 관광 명소로 삼는지 처음에는 의아했다.
수상시장을 둘러싼 주변의 너절한 주택, 우리나라면 정화운동이 서너번은 벌어졌음직한 탁한 강물로 세수하고 양치질까지 하며 생활 용수로 쓰고 있는, 비위생적인 환경을 왜 감추지 않고 내보이는 것일까 궁금 하였다.
그러나 망고며 파파야를 내밀며 웃는 상인들의 평화로운 표정에서, 물질적인 GNP만이 잣대가 아니며 이러한 행정의 넉넉함은, 수질검사 결과 별 공해 없는 물이라니 괜찮기도 하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것이었다.
이 점이 바로 그들이 얻어내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태국, 긍정직인 태국을 외국인의 가슴에 심는 수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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