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터 일이 잘 되면 자기가 잘 나서이고 일이 잘 못되면 조상 탓으로 돌려왔다. 잘못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고 자신을 변명하는 행위는 인류의 시조에게까지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아담이 지선악과(知善惡果)를 따먹은 잘못을 꾸중받자 아담은 자기아내 하와에게 탓을 돌렸고 하와는 또 그 탓을 뱀에게 뒤집어 씌웠다. 그 결과 벌은 3자가 모두 받게 되었음을 성서는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자신과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습성은 시조부터 선례를 남긴 전통적(?)이고 심제에 뿌리박힌 선천성악행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나간 인간역사를 일별해볼 때 나라와 민족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잘못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장황하게 자신을 변명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일상생활에서 변명이 때로는 필요하고 또 편리할 때도 있다. 일례로 약속시간을 어겼을 경우 그럴듯한 변명은 늘어놓으면 통할 때가 있다. 그러나 변명도 정도와 한계가 있는 법이다. 식은 죽 먹듯 약속을 어기게 되면 그때는 변명이 통하지 않을뿐더러 신용 없는 사람으로 찍히게 마련이다. 불신이 개인대 개인으로 일어날 때는 그 피해가 개인에 국한되겠지만 이것이 공적인 것 일대는 파급효과와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금년 들어 벌써 전국적으로 수십명의 중고생들이 자살을 했다고 한다. 자실의 원인은 한결같이 학교성적이나 입시압박 그리고 과열학습대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심각한 중교생들의 늘어나는 자살을 막을 곳이 없다. 주무관서인 문교부는 시도교육위원회에서 알아서하라고 종이쪽지나 내려 보내고 시도에서는 각급학교 교장이 알아서하라고 한다. 종이쪽지만 오가고 있는 동안 학생들은 자꾸만 죽어가고 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팔장만 기고앉아 내 자식만 불행을 안당하면 괜찮다는 식으로 방관할 것인가. 책임만 떠넘기고 변명만하고 있을 셈인가. 아이들이 밤잠자지 않고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 만큼 연구하고 대책을 세워야할 때다. 우선 급하게 죽는 학생들을 막아야하지 않겠다. 참으로 답답한 나라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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