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학교ㆍ병원 등 기관을 운영하는 것은 이를 통한 사회에의 기여, 보편적인 사랑의 정신 구현, 그리고 선교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가톨릭은 그동안 개신교에 비해 교회가 운영하는 기관에서의 선교활동이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물론 교회기관을 이용한 지나친 선교활동은 자칫 배타성을 띨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소지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교회가 기관을 운영하면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전략과 적극적인 선교대책에 소홀히 한다는 것은 목적의 일부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가톨릭중등학교장회에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본사가 집계 발표한 전국 가톨릭계 중ㆍ고등학교 재학생 종교현황 결과는 이러한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 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선 전국 가톨릭계 중ㆍ고등학교 재학생 가운데 가톨릭신자 비율이 평균 14.3%에 달하고 있어 주목된다.
가톨릭계 중ㆍ고등학교 재학생 신자화율 14.3%는 87년 말 현재 국내 전체복음화율 5.5%보다 무려 3배에 가깝다.
그리고 고학년인 3학년 학생의 경우 중학교는 20.9%, 고등학교는 16.8%로 각각 나타나고 있어 학원복음화 활동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음에 입증된 셈이다.
이러한 고무적인 현상은 지금까지의 학원복음화 활동이 소극적이었다는 통념을 불식시킨 것으로서 70년대 말부터 활발히 전개해온 학원복음화 활동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예년의 통계가 부족하여 종합적으로 비교 평가하기는 어렵겠지만 근년 들어 가톨릭계 학교의 종교 감제도 강화, 상설 예비자 교리반 운영 등이 실효를 거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결국 학교재단이 관리자, 운영자의 자세에서 탈피, 보다 적극적인 선교전략을 추구한데서 비롯됐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학년이 될수록 신자비율이 높아가고 있는 현상은 매년 영세 입교자의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지만 이 가운데서도 중ㆍ고등학교 모두 2학년에서 신자비율이 급신장 하고 있는 것은 저학년 일수록 상급학교 입시 부담을 비교적 적게 느낀다는 점에서 저학년에 대한 집중교육이 보다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선교의 결과는 노력한 만큼의 대가로 나온다는 것을 이번 통계 결과는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나이 어린 학생들의 대거 영세입교는 나름대로 불안 요소를 상당히 안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입교는 향후 몇 배 또는 몇 십배의 선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다 많은 노력과 지원이 뒤따라야할 것이다.
이 같은 통계작업이 매년 지속적으로 전개됨으로써 이 자료들이 학원복음화 활성화에 길잡이 역할을 주도해줄 것과 아울러 이번 통계작업에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18개 학교의 동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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