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녀가 서로 사랑을 했다. 그래서 서로 결혼하기로 약속을 했다. 누가 보아도 꼭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신랑의 홀어머니는 궁합만 맞으면 저희 좋다는 대로 하겠단다. 여자측에서는 가톨릭신자였고 궁합이 필요 없었지만 신랑의 어머니를 설득시킬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한 꾀를 냈다. 신랑의 어머니가 단골로 찾아다니는 점장이를 매수하기로 한 것이다. ▼미리 수소문해서 찾아간 점장이에게 두사람의 사주(四株)를 내놓으니까 한다는 말이 다 좋은데 한가지가 걸린단다. 그러면서 너무 아깝단다. 뻔히 알면서도 무엇이 나쁘냐고 말해보라니까 신랑의 운세가 너무나 좋은데 여자 쪽이 나빠서 결혼하면 남자의 출세운이 막힌다나…. 그래도 한가지 길은 있단다. 돈이 좀 들어서 그렇지. ▼상투적인 수법인줄 알고 부적도 필요없으니 신랑의 어머니가 오거든 무조건 좋다고만 해달라면서 돈을 주었다. 결국 사주팔자를 돈으로 산 셈이다. 이 아가씨는 그 청년과 결혼을 했고 청년은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모범적이었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다. ▼미신은 인간심리의 이런 함정을 이용한다. 이런 함정에 교우들도 너무 많이 빠진다고 한다. 좋은게 좋지 않는냐고 구태여 나쁘다는 것 골라서 할 것 까지야 없지 않느냐고. 그래서 좋다는 미사도 바치고 좋다는 불공도 드리고 용하다는 점장이도 찾아다닌다. ▼허구헌날 다 있다가 하필이면 오늘같이 추운날 이사를 하느냐니까 오늘이 길일(吉日)이란다. 오늘 이사를 해야 살림도 일고 출세도 하고 잘 살게 된단다.나에게 좋은날이면 남에게도 좋은 날이다. 그래서 모두가 같은 날 이사를 한다. 한꺼번에 이사를 하니 이삿짐센터도 바쁘고 짐꾼 구하기도 힘든다. 이렇게 춥고 불편한데도 그날을 고집할텐가. ▼좋은게 좋다고 한다. 참으로 진리의 말씀이다. 그런데 좋은게 나쁠때도 있다.그것은 좋지 않은 것을 좋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뭐 좋다는 대로 하지. 자식한데 좋은 일이라는데 우리 부모가 성사보면되지…. 이런 마음으로 성사본다고 될까. 마귀도 끊고 모든 미신적인 행위도 끊겠다는 약속은 그럼 어찌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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