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어느 국어시간, 선생님께서 물으셨다. 갑작스런 이 질문에 몇몇 친구들이 주섬주섬 재미있는 대답을 했다.
『저는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서 훌륭한 기업체의 회장이 되겠습니다』『저는 군이니 되어 한자리 할 겁니다』
저마다 막힘없는 상상 속에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그런 꾸미라면 꼭 다음에 다시 태어나야 가능한 것일까?
나도 분명히 늙고 병들어 죽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생을 또 한번 원할 것이고 더욱 높은 지위와 명예, 보다 큰 부를 움켜쥐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까?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교장선생님의 발인제가 생각났다. 끝없는 욕망으로 세상에서 허덕이다 하늘로 되돌아가는 나비와 같은 우리네 인생! 우리의 잘남과 못남, 있음과 없음, 그게 그리 중요할까?
죽음을 보고 이제 난 주님 없이 나 홀로 존재할 수 없음을 느낀다. 주는 내 안에 항상 커다란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나의 조그만 가슴으로 망설이기도 했지만 난 수녀가 되리라 결심했다.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나 스스로의 뜻으로만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으며 주님께 기도한다. 『주님이 뜻을 이루소서』라고.
이승연<서울 수색본당ㆍ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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