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란 좋은 것이다. 서로가 떨어져서 상대방을 생각할 때는 철천지 원수같고 도저히 의견을 좁힐 수 없을 것 같은데 막상 만나서 이야기해보니까 의외로 내 생각이 오해요 편이었음을 알게 된다. 신민당이 이제 갈라지는가보다 했는데 두 의견이 만나서 한참동안 이야기해보고 뜻이 같았음을 확인했다. 오해는 만나서 이야기해야 풀린다. ▼우리의 신파 소설은 한결같이 오해로 비극을 엮어 나간다. 주인공이 서로 만나서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면 해결될텐데 우연의 사건이 항상 만남을 가로막는다. 그래서 오해를 풀 길이없고 둘은 서로를 원망하면서 각자의 갈길을 간다. 아니면 한쪽에서 속마음과는 다른 감정을 먼저 쏟아놓는다. 이럴때 서로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화한다면 금방 표현과는 다른 속마음을 알텐데 북받쳐 내뱉는 소리만듣고 상대방을 속단하고 돌아서버린다. ▼우연의 사건이 아닌 인간의 편견이나 교만 그리고 탐욕때문에 상대방의 속마음을 못 읽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자기의 속마음을 숨기고 상대방의 속마음만 알아내려고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장사나 외교상의 접촉이 대개 이런 것이다. 이것은 흥정이다. 어쨌든 대화는 좋은 것이고 필요한 것이다. 가정파탄의 가장 큰 원인도 대화 부족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화는 언제나 상대적이다. 한편에서만 원한다고 대화가 되지를 않는다. 양쪽이 원해야 대화가 성립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한쪽만이 간절히 원하는 안타까운 대화가 있다. 남북간의 대화가 그것이다. 서로 만나서 자꾸 이야기하고 그가운데서 쉬운 것부터 풀어나가자는 우리의 주장은 옳은듯하다. 그런데 여기에도 지켜야할 것이 있다.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어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입장을 곤란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또 하나 안타까운 대화는 소위 실세 대화다. 어느 누구는 절대로 대화의 상대가 될수 없다는 옹고집은 버려야 한다. 그들도 만나보면 의외로 쉽게 이야기가 풀리지도 모른다. 상대를 만나서 진의를 확인하기 전에 판단해버리는 우는 범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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