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유교 그리고 온갖 미신과 샤머니즘이 만연하던 조선시대 말 무렵, 하느님은 기묘하신 섭리로 선각자들을 택하셔서 이 땅에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셨다.
그때의 신자들은 나라의 온갖 고문과 박해를 순교로 맞서며 신앙을 위해 죽음까지 받아들였다.
사람이 편하면 나태해진다고 산업문명화 된 오늘날의 신자들은 신앙생활을 너무나 편하게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반성해 보아야겠다.
한 달 전 대구대교구 제6지구성체대회에 갔을 때였다. 수천명의 신자들이 운동장에 모여 미사를 드렸는데 앉아있을 때 바닥에 깔고 앉은 종이를 보니 거의 가톨릭신문이나 주보였다. 정말 보기가 민망스러웠다.
그리고 성당에 멀지않은 곳에 살면서도 성당엘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고 오는 사람 역시 별로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 성당진입로에 자가용이나 택시가 지나가려면 신자들은 비켜서야하고 먼지가 나기 마련이다. 신자들이 미사 드리러 갈 때 이야기하고 웃으면서 같이 걸어가면 얼마나 보기 좋을까?
이제 여름이 시작되는데 또 걱정이다. 작년경우를 보면 선풍기 있는 곳에만 신자들이 모여 해설자가 성당 안을 마이크로 올리면서 선풍기주위에만모이지 말라는 등 신성한 주님의 제대 앞에서 별로 좋지 않은 상황들이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며 마침내 목숨까지 내어주셨는데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은 집이 조금 멀다고, 걷기 싫다고,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고 와야 되는지, 하느님의 백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주보나 가톨릭신문을 아무렇게나 버려야 하는지, 덥다고 주님의 제대 앞에서 주보로 부채질하거나 선풍기 쪽으로 만 모여야 할지 한번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김교산<경북 금룡군 남면 오봉 2동134>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