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엔 묵주반지를 끼고 좋은 여행이 되기를 바라며 진주를 출발하였다. 통일전망대를 가는 길에 김수환 추기경께서 세우신 성모상과 불상이 있다는 안내양 언니의 말에 귀가 솔깃하였다.
계단을 올라가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성모님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힘이 솟았다. 어느덧 올라가 보니 아래에 불상이 보였다. 그러나 작은 탓인지 성모상은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도 서운했다. 망원경으로 가깝고도 먼 북녘땅을 바라 보았다. 한참동안 북한에 있는 우리 동포를 생각하며 코앞의 높은 산들을 바라보았다.
『어머나 어떻하나. 꼭 성모님을 뵙고 가야되는데…』하는 긴박감에 뛰어내려 갔다. 나의 친구들은 뭔지도 모르고 따라 내려왔다. 하얀 성모님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 옥봉성당을 떠나 먼 최북단에서 성모님을 뵐 수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너무 기뻐 성모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 비석엔 우리가 항상 외고있는 성모송이 적혀있었다. 나는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게.
친구들이 내려가자고 조르는 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성모님과 주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 명숙인 나를 따라 묵상을 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성모님 앞에 앉아 묵상하고 잇는것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고 기뻤다. 친구 명숙이에게 미리 주님의 신앙을 넣어주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이제는 주님앞으로 한걸음씩 당겨주어야겠다.
박헤정<진주 옥봉본당ㆍ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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