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성 베드로를 소재로한우스개소리는 무궁무진한 듯하다. 특히 꾸르실료 교육 중「소화제」로서 총애 받고 있는 이 소재는 교회 내 유머 감각의 촉진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 가운데서 사도 베드로의 모습은 대머리로, 직분은 수문장으로 곧 잘 모사된다. 허리에는 수많은 천국의 문 열쇠가 철렁이고 대머리인 베드로사도의 모습은 진한 친근감마저 느끼게 한다. ▼농담 속에 진담이 스려 있다는 말이 있다. 이 같은 베드로 사도에 관한 우스개소리는 그 속에 많은 상징이 담겨져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베드로사도가 대머리였다는 근거는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 성전 안에 있는「초대 교황성 베드로의 동상」을 보면 고수머리이다. 그러나 천국의 열쇠를 소지한 수문장 직분은 성서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이만큼 확실한 표현은 성서에서도 그리 흔치않다. 물론 하늘나라의 열쇠 역시 상징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이 표현은 예수 그리스도가 지상에서구원사업을 마무리하면서 세운「교회의 권위」를 가장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는 것이다. 베드로에게 주어진 천국의 열쇠는 오늘날 요한바오로 2세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교황직은 약 2천년동안 2백 64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세계사에서 가장 오랜 제도이다.
조선왕조도 4분의 1인 5백년에 불과했다. 이러한 지속성은 가톨릭교회와 교황직 반대자에게까지 놀라운 역사적 사실로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독재자히틀러와 무쏠리니가 가톨릭교회와 교황 제도에 경탄, 후계자 선정과 정권유지에 각각 원용하려 했다는 설이 있다. 그들은 필시 교황직이 인간이 만든 제도로 착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파문(破門)이 파문(波紋)을 일으킨 사건이 지난달 말 발생했다. 프랑스의 르페브르 대주교와 그가 주교로 서품한 4명의 주교가 지난 6월 30일 자동 파문당했다. 제2차「바티칸」공의회정신에 도전, 복고주의를 고수해온 르페브르 대주교는 오랜 기간 동안 교황의 경고와 설득을 무시한 채 임의로 주교서품식을 단행했다. 교회와 교황의 권위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노(老)대주교(82세)의 항명은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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