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학이 개교 6년 6개월여만인 지난 6월과 이달 들어 첫 사제를 배출함으로써 한국교회사제 양성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열었다.
이는 비단 대구 가톨릭대학만의 경사나 기쁨이 아니라 한국가톨릭교회와 나아가 세계 보편교회의 경사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 속에서도 신학대학을 설립, 첫 사제를 길러내기까지 심혈을 기울이고 물심양면의 협력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의 노고에 치하와 함께 감사를 드린다.
이와 함께 대구 가톨릭대학 첫 사제란 영광을 안고 탄생된 22명의 새 사제들에게 마음모아 축하를 드린다.
대구에서의 사제양성은 물론대구 가톨릭대학이 처음이 아니다.
그 역사는 1914년에 설립돼 1944년까지 30년간 존속되면서 65명의 사제를 배출한 성 유스띠노 신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유스띠노 신학교는 당시 서울의 성신대학(현 가톨릭대학 신학부)과 합쳐지면서 신학교가 폐쇄되었지만 실로 그 신학교가 폐쇄 된지 44년 만에 새로이 대구에서 사제를 배출하게 된 것은 감회가 새롭다할 것이다.
물론 신학교의 폐쇄나 새로운 출범은 한국교회의 상황과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결과이지만, 현재의 한국교회나 세계교회의 상황에서 볼 때 새로운 신학교의창설과 새 사제의 배출은 여간 바람직스럽고 희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87년 말 현재 한국교세가 2백 30만명이라는 숫자 외에도 신영세자가 매년 크게 불어나고 있으며 사목자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나 최근 들어 젊은 나이에 사망하거나 질병으로 사목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제들이 늘어나고 있음은 사제부족과 사제의 과다업무를 단적으로 증거 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고령이나 불편한 몸을 이끌고 사목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과 광주에 이어 대구가톨릭대학이 금년부터 첫 사제를 배출하게된 것은 한국교회를 위해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몇 년 후면 수원가톨릭대학이 사제를 배출하게 되고 그 뒤를 이어 현재 부산교구와 대전교구에서도 신학교설립을 서두르고 있어 한국교회앞날을 희망에 부풀게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어느 교구도 사제가 남아돌아 해외선교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라고 볼 때 가까운 북한이나 중국선교 뿐 아니라 사제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나라들의 선교를 대비한 한국의 사제양성은 어쩌면 시급한 과제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에서의 사제양성은 국내뿐 아니라 보편교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 측면에서도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한층 높다고 하겠다.
아무쪼록 어렵게, 힘든 여건 속에서 시작된 대구가톨릭대학이 첫 사제배출을 계기로 더욱 튼튼한 「못자리」를 굳혀 이 지상의 그리스도화에 기꺼이 헌신할 참된 사제들을 대거 양성하는데 쉼 없이 노력해주기를 거듭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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