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사용돼오던 교회용어가 바뀌는 것도 가끔 생긴다. 층계송 (層階誦)이 그 가운데 하나이다.
층계송이란 미사 중 제1독서 후 그 독서에 대한 응답 기도이다. 계단위에서 노래했기 때문에 층계송이라 불렀다. 원래 층계송은 시편 한편을 선창자가 노래하면 신자들이 후렴으로 응답한다. ▼그런데 이 「층계송」이「응송」으로 바뀌었다. 86년 2월 3일자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공문에 의해서다. 벌써 2년반 가까이 지났다. 그리고 최근 전례위원회 공문 (6월27일자)은「응송」과「복음 전 노래」(알렐루야)방법을 바꾸도록 요청했다. 선창자가 후렴을 선창하면 신자들은 후렴을 받아 반복하고, 이어서 선창자가 시편 구절을 선창 하면 신자들은 후렴만을 반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사전례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갓 영세한 신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가톨릭기도서를 보면서 자세히 읽어보면 금방 이해할 수가 있다. 신자 개개인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미사 해설자가 설명하면서 한번만 연습하면 된다. 그런데 이 공문이 나온지 한 달이 가까워 오는데도 막상 대부분의 일선 본당에서는 예전 그대로 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수용하기란 역시 어렵고 시간이 걸리나 보다. 그보다는 응송의 합송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이유는 공문에 대한 응답의 정성이 결여돼있기 때문이다. 교회 내에서 합법적인 공문의 요구 사항이 등한시 되거나 외면당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공문의 폭주 때문이라는 변명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전례위원회는 공문에서 응송과 복음 전 노래(알렐루야)를 신자들이 합송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냥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결코」라는 부사를 삽입했다. 이것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점잖은 표현이라고 해서 가볍게 봐서는 곤란하다. 권장하는 것이라 해도 합당하면 지켜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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