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영국의 작가 CㆍSㆍ루이스가 아이들 세계에서만이 가능한 환상적 여행을 동화로 그려낸 것이다. 어느 나라의 동화이든 그 나라의 신화적 요소와 맞닿지 않는 것이 드물진대, 이 책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그 소재와 내용이 몇몇 신화적 내용의 재현에 뿌리박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서양동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들인 생쥐, 여왕, 용, 마법사, 버섯모양의 난장이들이 모험을 겪는 과정에서 매개체로 등장하는 보물, 팔찌, 반지, 칼등은 그 주요한 구성의 틀이다. 내용적으로는 진리의 거대한 원천인 절대자-황금의사자 아슬란-가 모험을 안내하고 그 안에서 불행한 인간들의 여러 모습과 벌로서의 고통에 대한 선회의 결과인 기이한 짐승들과 맞닥뜨린다. 이토록 단순하고 차라리 전형적인 구조를 가지고도 수만 가지의 다양한 이야기를 도출해내는 것은 그들의 상상력의 폭이 아닐까 한다.
이 이야기는 루시와 에드먼드, 그리고 자의식이 강하고 의심 많고 현실적인 유스타스 세 어린이가 그림의 나라로 빨려 들어가 나르니아의 왕 카스피안과 그 일행들을 만나 함께하는 모험으로 시작된다. 그들이 찾아 나선 일곱 개 섬들에서의 경험은 하나같이 모순된 현실과 자아세계를 표출하고 있는데 모험으로 인한 긴박한 긴장감보다는 풍자의 넉넉함을 느끼게 한다. 바람과 향기와 소리가 한데 어울러진 초자연적인 힘의 나라, 하늘과 땅이 맞닿아 시작이 있는 동쪽 끝 아슬란의 나라에서 그들은 여행을 마무리한다.
이 세상 끝의 나라에서 생쥐만 남고 아슬란, 카스피안일행과의 이별로써 세 아이들은 유년의 마지막 환상여행의 막을 내리게 되는데, 생쥐가 남는 것 역시 그 전설적 틀에 기인한다.
서구 동화세계의 가장 변함없는 주제인 모험이 동양으로의 진출욕구로 드러나 보이지만 지배논리를 포장한 동화로 읽어내기에는 동양에의 꿈이 너무나 간절하고 아름답다.
바람이 있다면 그들의 화려한 상상력의 폭을 우리 것으로 하여 우리의 변화에 맞는 우리의 동화로 체현 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종교적ㆍ문화적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우리들의 것에 맞는 우리들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한 과정으로서 이러한 작품들이 제공하는 감각적 훈련의 노력도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이다.
박경애<서울시도봉구 방학동 신동아 APT6동2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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